‘생활과윤리’이어 ‘보건’ 교과서도 동성애 옹호

입력 2013-10-10 17:45


일부 출판사의 내년도 고등학생용 ‘보건’ 교과서에도 동성애를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내용들이 기술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생활과윤리’ 교과서(본보 6월11일자 25면)에 이어 두 번째로, 청소년에게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가 출판사 YBM의 2014년 ‘보건’ 교과서(우옥영 외 9인)를 분석한 결과, 이 교과서 114쪽, 121∼123쪽 ‘사랑, 성적결정권, 성역할 등 성과 개인적 사회적 관계’ 단원은 동성애를 옹호하는 편향적인 논리만 서술했다.

이 교과서는 114쪽 ‘생각열기’ 코너에 트랜스젠더와 동성애, 양성애자의 선정적 키스장면을 만화로 그리는 한편, ‘다음 그림을 보고 느낀 점을 각각 써보자’고 권유하며 어린 학생들을 자극했다.

122쪽에서는 “미국 정신학회는 1974년에…동성애 관련 내용을 삭제했고, 심리학회에서도…성향이 다를 뿐인 것으로 보고 정상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잘못 기술했다. 이들 학회는 동성애가 정신병이 아니라고 밝혔을 뿐인데도 동성애를 정상으로 인정했다고 단정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특히 이 대목의 바로 뒤에서 성정체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대해 학자마다 다르게 주장하고 어떤 주장도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고 기술하면서도 “마녀사냥의 일환으로 종교적인 문제와 결부…종족번식과 생존을 위해 윤리적, 규범적으로 동성애금지를 강제…, 21개 나라가 동성커플의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국가인권위원회도 동성애차별을 금지한다”며 동성애에 관련한 찬반논리를 균형 있게 다루지 않았다. 또 ‘보건’ 교과서인데도 동성애자들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발병 고위험군이란 사실을 다루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교과서는 지난 8월30일 대구시교육청에서 2014년 고등학교 인정도서로 합격공고를 냈고, 일선학교가 채택을 결정하면 내년부터 교과서로 사용된다. 현재 전국고등학교에 시안본이 배달된 상태다.

YBM측은 이에 대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집필자에게 전달하고 회의를 거쳐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저자는 “더 완성도 높은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각계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라며 “내부조율을 거치게 되니 최종본이 나올 때까지 지켜 봐 달라”고 말했다. 이어 “교과서 인정기준 틀 안에서 집필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기술할 때는 나름 저자의 의견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구시교육청이 펴낸 ‘2014년 인정도서 개발상의 유의점 및 인정기준’에는 “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공정하고 교육적으로 다뤄져야한다. 교육내용은 특정정당, 종교, 인물, 인종, 상품, 기관 등을 선전하거나 비방해서는 아니되며, 남녀의 역할에 대한 편견이 없도록 하여야한다”고 적시돼 있다.

대책위는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창립총회 및 출범대회를 갖고 우리사회에 스며들고 있는 동성애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대책위는 한국교회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한국교회언론회 등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천주교, 불교 등 범종교계와 2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돼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