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 (61)] 해피니스와 블레싱

입력 2013-10-10 10:12


행복은 영어로 해피니스(Happiness)다. 우리가 인생을 사는 목적을 ‘행복의 추구’라고 이야기한다. 그것을 위해 돈을 벌고, 건강을 추구하며, 명예와 그 밖의 다른 것들을 찾아다닌다.

그러나 행복은 순식간에 왔다가 금방 사라져 버린다. 새로운 주택을 구입해 기쁜 감정도 6개월이면 금세 무감각해진다. 예쁜 여인을 만나 신혼의 달콤함을 즐겨도 3개월이면 깨소금 맛이 사라진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고작 한 시간이다. 이 행복을 우리는 영구히 우리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

불교에서는 인생의 행복은 없다고 한다. 그래서 허무가 인생의 기본이라는 데에서 불교의 철학이 시작된다. 솔로몬은 그가 쓴 전도서에서 “본인은 왕으로서 인생의 모든 것을 가지고 모든 지혜로써 세상을 살았으나, 말년에 모든 것이 허무하고 허무하니 결국 모든 것은 허무하다”고 말한다. 그의 말은 불교의 철학과 유사하나 맨 마지막에는 “그러나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허무에서 행복의 길로 인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긍정적인 결론을 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행복은 해피니스가 아닌 블레싱(Blessing)이다. 인간이 스스로 찾아 만들어낸 것이 해피니스라면, 신으로부터 받는 행복은 블레싱이다. 이것만이 영속적이고 오래 갈 수 있는 진정한 행복감이다. 블레싱의 행복은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에게 인생을 맡길 때 은혜로써 주는 축복이다. 이것을 그리스도의 평강이라고 한다. 이 평강은 가장 비천한 자리에서도 받고 가난한 자에게도 주어지며 병든 상태에서도 큰 기쁨으로 우리에게 온다.

마음의 고통을 겪는 중에도 그 축복을 우리에게 주신다. 나는 사업을 하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가 너무나도 많았다. 그럴 때엔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지하고 맡기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그리스도의 평강이 온다. 그래서 기업을 경영하면서도 그 많은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었다.

하나님 없이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에게 묻고 싶다. 어떻게 종교 없이도 기업을 운영해 나가는지. 참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고 칭찬하고 싶다. 그리고 하나님 없이 이 어려운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도 말하고 싶다. ‘당신은 참으로 용감한 사람’이라고.

하나님의 보호하심으로 온갖 위험에서 벗어났을 때, 그리고 어려운 병으로부터 벗어났을 때 내겐 믿음의 증거가 생겼다. 그래서 내 인생을 이제부터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위해 살겠다고 하나님께 약속했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헤매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무력감을 느낀다. 뭔가 분주했고 생각도 많이 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한 하루를 반성할 때가 많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기도를 하면 나의 무력감이 사라지고 다시 용기를 얻을 때가 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팔복 중 하나인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이라는 구절을 항상 생각한다.

“하나님 나에게 그러한 복을 주시옵소서. 저는 준비가 되었습니다.”라고 기도해 본다. 그러나 그 사명은 더 간절히 구해야 주실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아직 준비가 부족한 느낌이다. 나는 내가 만들어 낸 좀이 슬고 잠시 뿐인 행복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인 블레싱을 위해 남은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김무정 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