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악성 민원인에 많이 당황하셨죠?” 이제 경찰이 도울게요

입력 2013-10-09 18:52

“악성 민원인은 꼼짝마라.”

상습적으로 생떼를 쓰거나 심한 욕설을 퍼붓는 악성 민원인들로부터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충북도가 경찰과 ‘핫라인’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충북도는 악성 민원인 대응책의 일환으로 읍·면·동 사무소 사회복지 담당자와 경찰을 잇는 핫라인을 구축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악성 민원인에게 시달리는 사회복지 공무원이 사무실 내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면 인근 지구대나 파출소로 신고돼 경찰이 즉각 출동하는 방식이다.

도는 12개 시·군의 읍·면·동에 모두 153개의 비상벨을 설치할 계획이다. 설치비는 개당 25만원이며 전체 사업비는 3800만원으로 예상됐다. 도는 연말까지 비상벨을 설치하도록 각 시·군에 공문을 내려보냈다. 또 충북지방경찰청에 핫라인 구축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경찰도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도내 전역에서 핫라인이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도는 또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의 심리 치유 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앞서 청주시는 지난 7일 사회복지업무 담당자들을 악성 민원인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한 손에 잡히는 문제 행동자 대응매뉴얼’을 제작, 각 부서에 배포했다. 시는 폭행, 흉기위협 등은 즉시 형사 고발하고 언어폭력, 단순협박 등은 세 번째 발생 시 ‘삼진 아웃’을 적용해 고발키로 했다.

청주시 상당구청은 지난 5월 민원실에 복싱 체육관에나 있을법한 샌드백을 설치했다. 상당구가 구청의 민원 처리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즉각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설치한 것이다. 억울한 사연이 있는 사람들에게 신문고 역할을 하고 있다.

한 공무원은 “생떼를 쓰며 욕설을 퍼붓는 악성 민원인들의 행패에 때로는 신변의 위협도 느낀다”고 털어놨다.

도 관계자는 “읍·면·동 사무소에 CCTV가 설치된 이후 집기류를 집어던지며 횡포를 부리는 악성 민원인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퍼붓는 일은 여전하다”며 “비상벨이 설치될 경우 악성 민원인들의 행패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