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가계보다 기업으로 더 흘러간다
입력 2013-10-09 18:03 수정 2013-10-09 22:54
시중의 돈이 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8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시중통화(M2·평잔)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2.5%에 그친 데 반해 기업은 8.0%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증가율이 각각 2.5%와 8.3%로 격차가 약간 줄었지만 가계와 기업 간의 차이는 여전했다.
M2는 광의통화로 예·적금뿐 아니라 수익증권, 시장형 상품 등 언제든 인출이 가능한 자산을 말한다. 가계와 기업의 M2 증가율은 지난해 6월까지도 각각 4.1%, 6.6%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가계의 M2 증가율은 작년 12월 3%대, 올 6월엔 2%대로 떨어졌으며 7, 8월엔 2.5% 수준으로 축소됐다. 반면 기업의 M2 증가율은 지난 1월 6%대로 뛰더니 2월 7%대, 5월 8%대를 돌파하며 가계와의 차이를 벌렸다. 다만 6월(8.5%)에는 고점을 찍고 7월(8.3%), 8월(8.0%)에는 소폭 감소했다.
이날 발표된 한국은행의 ‘9월 중 금융시장동향(잠정)’에 따르면 대출 역시 가계보다는 기업의 증가폭이 더 큰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5조8000억원 늘어 전월(4조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된 반면 가계대출은 1조원 늘어나는 데 그쳐 전월(2조8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중소기업대출은 8월 3조8000억원 증가에서 4조1000억원으로, 대기업은 6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각각 증가폭이 커졌다. 반면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같은 기간 1조8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줄고 마이너스통장대출은 1000억원 감소로 전환돼 전체 증가 규모가 작아졌다.
김정현 한국은행 금융시장팀 차장은 “은행의 대출 성향이 계속 완화되고 추석 자금이 공급되면서 중소기업대출이 늘었고 일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은행의 유동성 지원 등으로 대기업 대출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