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軍 골프장은 ★들의 사교장?
입력 2013-10-10 04:59
군이 ‘체력단련’ 명목으로 운영 중인 군 골프장을 장성은 2주에 한 번꼴로 출입한 반면 소령은 1년에 네 번 정도밖에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골프를 통해 체력을 기른다는 애초 취지와 달리 ‘별들의 사교장’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9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해·공군 장군 450여명은 지난 2년간(2011∼2012년) 군내 체력단련장(골프장)을 2만2000여회 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군 1인당 연평균 24.5회가량 골프장에 출입한 것으로 거의 격주마다 한 번씩 골프를 친 것이다.
계급이 낮아질수록 골프장 이용 횟수는 급격히 줄어든다. 연평균 대령은 16.9회, 중령은 9.9회, 소령은 4.1회 출입했다. 초급 간부급인 대위는 0.9회, 중위는 0.1회로 나타나 사실상 골프장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군이 골프장을 굳이 ‘체력단련장’이라고 부르는 것도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의원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피격 등의 안보위기 상황에도 장성만 유난히 골프를 많이 쳤다”며 “체력단련이라면서도 계급에 따라 골프장 이용이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군 장성의 지나친 ‘골프 사랑’은 이미 몇 차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현 정부 출범 당시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천안함 폭침 당시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결정타를 맞고 낙마했다.
군의 골프 애호는 다른 공무원과 비교해도 유별나다. 군이 보유하고 있는 골프장은 전국 29곳으로 총 320홀 규모다. 군은 올해 추가로 골프장 3곳을 건설 중이다. 반면 군 간부(하사 이상)와 비슷한 규모인 경찰은 경기도 용인 경찰대골프장,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골프장 2곳만 보유하고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