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나 고우나 중원엔 기성용?… 홍명보 감독 브라질전 구상
입력 2013-10-09 17:56 수정 2013-10-09 23:10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A매치 평가전. ‘삼바 축구’는 화려한 개인기로 그라운드를 휘저을 것이다. ‘홍명보호’는 네이마르(FC 바르셀로나). 헐크(제니트), 파울리뉴(토트넘), 하미레스(첼시) 등 호화 공격진의 발을 묶지 못하면 90분 내내 휘둘릴 수밖에 없다.
‘홍명보호’의 1차 저지선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1차 저지선이 무너지면 포백 수비라인도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 압박이 중요해진 현대축구에서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그라운드의 핵심 전사다. 상대의 공격을 차단해 전방으로 침투시키는 이들은 역습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그동안 ‘홍명보호’에서 하대성(서울)-이명주(포항), 박종우(부산)-한국영(쇼난 벨마레) 조합이 더블 볼란치를 놓고 경쟁해왔다. 그런데 10월 A매치 2연전(브라질·말리 평가전)에서 더블 볼란치에 변화가 감지된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에 하대성(서울)을 뽑지 않았다. 9일 열린 수원과의 슈퍼매치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등을 소화하기 때문에 휴식을 준 것. 홍 감독은 대신 중앙 미드필더 자원으로 기성용(선덜랜드)을 선발했다.
‘홍명보호’의 중원은 기성용(사진)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에서 벤치로 밀린 기성용은 선덜랜드로 임대된 후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기성용은 전반적인 판세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 득점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날리는 중거리 슈팅도 위협적이다.
기성용의 짝으로는 홍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받는 이명주가 제격이다. 이명주는 기동력이 뛰어나다. 기성용의 부족한 활동량을 채워줄 수 있다. 이명주는 공격 능력도 갖추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에서 5골, 6도움으로 신인왕을 차지한 이명주는 이번 시즌에도 5골, 3도움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더블 볼란치의 역할은 단순히 상대 공격진의 1차 저지선에 머물지 않는다. 공수의 빈자리를 빨리 메워 경기의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 그러자면 경기를 읽는 능력과 공수 전환을 위한 빠른 스피드 그리고 강한 몸싸움 능력 등을 고루 갖춰야 한다. 기성용-이명주 조합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