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 속죄의 쐐기골… 3만관중 사로잡다

입력 2013-10-09 17:56 수정 2013-10-09 23:09

한글날인 9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경기. 관중 3만6476명이 입장했다. 무엇이 구름관중을 불러 모았을까? ‘슈퍼매치’이기 때문이다. K리그 클래식의 대표 클럽임을 자부하는 두 팀은 연고지의 명예를 걸고 혈투를 벌였다. 결과는 수원의 2대 0 완승. ‘인민 루니’ 정대세(수원)는 속죄의 골을 터뜨리고 활짝 웃었다.

이로써 수원은 시즌 치러진 세 차례의 슈퍼매치에서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양 팀은 지난 4월 14일 첫 대결에선 1대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지난 8월 3일 치른 두 번째 맞대결에선 서울이 2대 1로 이겼다.

세 번째 슈퍼매치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선수는 정대세였다. 정대세는 지난 4월 “생애 첫 슈퍼매치에서 멋진 골로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지나친 의욕 탓에 전반 39분 만에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정대세는 8월 열린 슈퍼매치엔 부상 때문에 출장하지 못했다.

후반 16분 교체 투입된 정대세는 지난 4월의 수모를 씻기 위해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수원이 1-0으로 앞서 있던 후반 37분 기회가 왔다. 염기훈이 왼쪽에서 올려 준 크로스가 정대세에게 연결됐고, 정대세는 공을 갖고 돌아 오른발 슈팅을 날려 그물을 흔들었다. 쐐기골이자 2경기 연속골이다. 정대세는 환호하는 수원 팬들을 향해 그라운드에 엎드려 큰절을 했다. 이번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 퇴장당한 것을 사죄하는 세리머니였다. 정대세는 경기 후 큰절 세리머니에 대해 “골을 넣으면 반드시 팬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웃었다.

수원은 후반 13분 산토스의 선제골로 경기 주도권을 잡은 뒤 정대세의 추가골을 잘 지켜 소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수원은 14승8무9패(승점 50)를 기록하며 5위를 유지, 14승9무7패(승점 51)가 된 서울을 1점 차로 압박했다. 서울은 최근 13경기 연속 무패(9승4무)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전북 현대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케빈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 승리를 거뒀다. 승점 56점(16승8무7패·골 득실 +16)을 기록한 전북은 울산(승점 55)을 3위로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섰다. 포항종합운동장에선 포항 스틸러스와 부산 아이파크가 0대 0으로 비겼다. 포항은 15승11무6패(승점 56·골 득실 +17)가 돼 전북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으나 골 득실차에서 1골 앞서 선두에 복귀했다.

하위 스플릿에서 대구FC는 전남 드래곤즈를 2대 1로 눌렀고, 경남 FC는 대전 시티즌을 1대 0으로 제압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홈에서 강원 FC와 1대 1로 비겼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