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리커창 ‘아시아 텃밭 다지기’… 시진핑 이어 3개국 순방
입력 2013-10-09 18:00
“황금의 10년을 지나 다이아몬드의 10년을 향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한 중국 새 지도부가 동남아시아에 외교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은 지 올해로 10주년을 맞는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이 ‘황금의 10년’이었다며 앞으로 ‘다이아몬드의 10년’을 건설하자고 다짐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9일부터 오는 15일까지 브루나이, 태국, 베트남 3개국 방문길에 나섰다. 시 주석이 8일 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방문을 바치고 귀국하자마자 그가 또다시 동남아 순방에 나선 것이다.
쑤하오(蘇浩)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이에 대해 “중국 새 지도부가 주변외교에 치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특히 동남아는 주변외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국무원 직속 통신사인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에 밝혔다.
더욱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불참하는 등 미국의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은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 증대를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리 총리는 브루나이에서 동아시아 정상회의, 아세안 10개 회원국과 중국(10+1) 정상회의, 아세안과 한·중·일 3개국(10+3)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10+1 회의에서는 ‘중국·아세안 우호협력조약’ 서명과 ‘중국·아세안 자유무역구’를 최신형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이는 중국과 아세안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로 꼽힌다.
특히 중국은 이번 기회에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은 지난해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 분쟁을 다자간 이슈로 부각시켰으나 중국은 관련국 쌍방 간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쑤하오 교수는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더 큰 역할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동남아 이웃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선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를 통해 아세안과의 관계에 있어서 양적 확대에서 질적 향상을 추구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중국은 지난 4년 연속 아세안의 최대 무역상대국이었다. 아세안은 중국에는 세 번째 교역 상대국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