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메구미 생존·사망 득실 분석”… 김정일, 2003년 黨에 지시했다

입력 2013-10-09 18:01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3년 초 일본인 납북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생존·사망 시의 손익을 보고하라고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에 지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산케이신문은 9일 통일전선부 간부 출신 탈북자 장모(42)씨의 증언을 토대로 지시 시점에 대해 김정일이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인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메구미 등 납북자 8명이 사망했다고 말한 지 4개월이 지난 때라고 보도했다. 산케이는 메구미가 사망했다는 김정일의 발언이 거짓임을 보여주는 증언이자 김정일이 메구미를 대일 협상에 이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씨는 자신이 직접 메구미 관련 분석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통일전선부에서 (지시가) 화제가 돼 (알아보니까) 김정일의 지시라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증언했다. 지시 배경에 대해 장씨는 “당시 일본 여론이 납치 문제로 들끓고 있었고, 일본 정부는 북한을 상대로 8명이 사망했다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면서 “북한이 새로운 대일 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나온 지시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구미의 생존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우리는 상부가 하는 이야기를 전혀 신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02년 말과 2003년 초는 메구미의 아버지 요코다 시게루가 메구미의 딸 김은경을 만나기 위해 방북을 추진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1964년생으로 생존해 있다면 올해 49세인 메구미는 77년 11월 만 13세의 나이에 니가타현에서 귀갓길에 북한에 납치됐다. 일본인 납북 피해자 중 가장 어린 나이여서 일본인 납북자의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