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값 상승으로 과자값 올린다더니… 제과업계, 원재료 구입비중 낮아져

입력 2013-10-09 17:30 수정 2013-10-09 22:58

제과업계가 앞다퉈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지만 정작 올 상반기 제과업계의 원재료 구입비중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상승을 이유로 제품가격을 올린 롯데제과도 원재료·소모품 사용 비용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경영부실의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와 있는 롯데제과 상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1∼6월 매출액은 9388억4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9005억4800만원에 비해 4.25%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매출 대비 원재료 구입과 소모품 사용비율은 35.54%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46%보다 2.92%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종업원 급여는 11.26%에서 12.67%, 판매촉진비 비중은 1.11%에서 2.69%로 높아졌다. 영업이익률은 6.9%에서 4.2%로 악화됐다.

크라운제과 등 다른 기업들도 원재료와 소모품 사용비용 부담이 줄었다. 크라운제과의 올 상반기 원재료비 비중은 42.7%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8% 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률도 모두 감소했다.

소비자단체는 “경영을 제대로 못한 경영진이 그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것”이라며 “롯데가 발표한 가격인상제품 중에는 가격이 올랐다는 원재료인 카카오버터와 전란액(껍질을 제거한 액체 상태의 계란)을 사용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인상 요인에는 인건비, 포장재, 물류비에 전기료, 가스요금까지 모두 포함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