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건설업 불황 타개책 해외 플랜트 승부수 통했다
입력 2013-10-09 17:25
불황을 해외 플랜트 수주로 뚫는다는 조선·건설업계의 승부수가 최근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플랜트산업협회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플랜트 수주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7% 증가한 462억 달러(약 49조6200억원)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분야별로 발전소와 담수 플랜트 분야에서 수주액 증가세가 뚜렷했다. 이 분야 해외 플랜트 수주는 121억4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68억2500만 달러)보다 77.9%나 성장했다. 대표적 사례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8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3억 달러 규모의 슈퀘이크 화력발전소 계약을 따낸 것이다. 대우건설이 같은 달 모로코에서 17억 달러짜리 민자 발전소를 수주한 것도 전체 수주액 증가에 기여했다.
석유·가스 플랜트 분야도 현대건설의 아랍에미리트 사브 해상원유 및 가스 처리시설 공사(19억 달러), GS·SK건설의 베트남 응이손 정유·석유화학 플랜트 공사(21억 달러) 수주 등에 힘입어 전체 수주액이 지난해 1∼9월 55억2700만 달러에서 93억9600만 달러로 70%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지역에서 플랜트 수주가 두드러져 전년 동기보다 46.5% 증가한 173억 달러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일감을 많이 따낸 덕분이다. 아프리카 시장에서도 발전소와 담수 플랜트를 중심으로 한 수주가 꾸준히 이어져 56.4%의 성장세를 보였다. 유럽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시추선 수주 등을 바탕으로 실적이 160% 증가했다. 우리 기업이 전통적으로 강세인 중동 지역은 지난해와 수주액이 비슷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상반기까지는 해외 플랜트 수주가 지난해와 비슷했으나 3분기에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기업의 해외 플랜트 수주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4분기에 신흥시장 발주처 고위 인사를 초청하는 ‘플랜트 인더스트리 포럼’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