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40)] 나눔의 기쁨… 7시간 뱃길도 즐겁다

입력 2013-10-09 17:14 수정 2013-10-09 23:33

Y가 만나는 세상

한글날인 9일, 목포항에서 배로 3시간 거리인 전남 신안군 자은면의 복지관 강당에서 ‘세계를 품은 아이’라는 찾아가는 섬마을 한글배움터가 열렸다.

목포YWCA가 매주 수·금요일 일주일에 2회 2시간씩 진행하는 다문화아동 한글교육 및 보육지원 사업이다. 다문화가정·영유아 및 어머니를 대상으로 진행된 한글배움터엔 결혼이주여성 9명과 어린이 4명이 참석했다. 엄마와 어린이들은 동요부르기, 종이접기, 한국어교육, 연령발달에 따른 육아법, 응급처치법 등을 배웠다.

결혼이주여성의 대부분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채 익히기 전에 부모가 된 경우가 많고, 육아와 건강, 부부대화방법 등의 정보를 얻을 기회가 제한된다. 이를 위해 한글배움터는 한글교육 이외에도 영유아 양육법을 제공한다.

올해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한글배움터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다양한 부모교육 프로그램으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마음을 새롭게 했고, 부부관계 회복에도 긍정적 도움이 됐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언어발달이 뒤처진 아이들이 자기표현이 가능해졌고,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형성돼 다문화엄마와 아이가 의사소통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이웃들과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아 집안에서 고립돼 지내던 엄마들도 한글 교육을 통해 꾸준히 만날 수 있다. 아이들끼리도 친구 관계가 형성돼 사회성이 발달되고 있다.

특히 목포YWCA는 쾌속선으로도 왕복 7시간 거리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에 주 1회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같은 프로그램으로 찾아간다. 흑산면의 경우는 육지에서 많이 떨어져 있어 다문화가정의 어린이와 엄마의 심리적, 정서적 고립이 심했다. 신안군청에서도 어머니들 한글 교육에 관심을 갖고 한글지도사를 파견하기도 했지만 지속적으로 소외지역에 사명감을 갖고 찾아가기는 YWCA가 처음이다. 우리말을 한다는 것, 한국어로 자기생각을 나누고 한국어를 통해 자녀와 대화하고 육아법을 배운다는 것은 자라나는 다문화 어린이들의 건강한 미래와 다문화 가정 행복의 초석이다.

김은숙(목포YWCA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