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인 꼼짝마…충북도, 경찰·관공서 핫라인 만든다

입력 2013-10-09 15:11

[쿠키 사회] 앞으로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폭언과 욕설 등을 일삼는 민원인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상습적으로 생떼를 쓰거나 심한 욕설을 퍼붓는 민원인은 경찰에 형사 고발된다.

충북도는 악성 민원인 대응책의 일환으로 읍·면·동 사무소 사회복지 담당자와 경찰을 잇는 ‘핫라인’을 구축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악성 민원인에 시달리는 사회복지 공무원이 사무실 내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면 인근 지구대나 파출소 경찰이 즉각 출동하는 방식이다.

비상벨 설치비는 개당 25만원 정도이며, 도내 12개 시·군의 읍·면·동이 153개가 설치된다. 전체 사업비는 3800만원으로 추정된다.

도는 각 시·군에 공문을 시달, 연말까지 비상벨을 설치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도내 전역에서 핫라인이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도는 또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의 심리 치유 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경찰도 악성 민원인 대응 차원에서 충북도의 대책에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앞서 청주시는 지난 7일 사회복지업무 담당자들을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한 손에 잡히는 문제 행동자 대응매뉴얼’을 제작, 각 부서에 배포하기도 했다. 시는 폭행, 흉기위협 등은 즉시 형사 고발하고 언어폭력, 단순협박 등은 세 번째 발생 시 ‘삼진 아웃’을 적용 고발키로 했다.

청주시 상당구청은 지난 5월 민원실에 복싱 체육관에나 있을법한 샌드백을 설치했다. 상당구가 구청의 민원 처리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즉각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설치한 것이다. 억울한 사연이 있는 사람들에게 신문고 역할을 하고 있다.

시의 한 공무원은 “생떼를 쓰며 욕설을 퍼붓는 악성 민원인들의 행패에 때로는 신변의 위협도 느낀다”고 털어놨다.

도 관계자는 “읍·면·동 사무소에 CCTV가 설치된 이후 집기류를 집어던지며 횡포를 부리는 악성 민원인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퍼붓는 일은 여전하다”며 “비상벨이 설치될 경우 악성 민원인들의 행패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국민일보 쿠키뉴스 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