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택근 끝내기 안타… 넥센, 가을야구 첫승
입력 2013-10-08 23:00 수정 2013-10-08 12:09
2013 프로야구의 진정한 승자를 가리는 포스트시즌(PS) 첫 경기에서 넥센이 먼저 웃었다.
넥센은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 1차전에서 이택근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을 4대 3으로 꺾었다.
박병호의 포스트시즌 첫 타석 홈런포도 빛났지만 무엇보다도 이택근(33)의 천금같은 ‘한방’이 결정적이었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9회말 2사 2,3루의 찬스에서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끝내기 안타가 넥센의 가을야구 데뷔 첫 승을 일궈냈다.
넥센의 약점은 전반적으로 가을야구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송지만과 이택근, 손승락, 오재영 등을 제외하고 핵심 선수들 대부분이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다. 이택근은 선발 라인업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베테랑으로 2003년과 2004년, 2006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가을잔치를 치른 적이 있다.
공격이 막혔을 때 뚫어주는 등 팀의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하는 그였지만 이날 경기 초반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팀이 선취점을 뽑은 뒤인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루수 앞 땅볼로 물러난 이택근은 2-2로 팽팽히 맞선 3회 1사 2,3루의 찬스에서 2루수 플라이를 쳐 아쉬움을 남겼다.
5회 2사 1루, 3번째 타석에서도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을 보이며 두 차례 헛스윙을 하다 우익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7회에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베테랑은 위기 때 빛을 발하듯 이택근은 결국은 제 몫을 해냈다.
넥센은 3-2로 앞서가다가 9회초 믿었던 마무리 손승락이 무너져 동점으로 따라잡혔다. 9회말 놓칠 수 없는 역전의 기회였다. 유한준의 볼넷과 허도환의 희생번트, 서건창의 고의4구로 얻은 2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관중석에선 ‘이택근’ 외치는 소리가 목동구장을 뒤흔들었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이택근은 상대 마무리 정재훈의 4구째를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쳐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끝내기 안타를 뽑아냈다.
이택근의 첫 포스트시즌 끝내기 안타이기도 했다. 이택근은 자신이 날린 타구가 안타가 되자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택근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원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 100만원 상당의 숙박권을 거머쥐었다.
넥센의 염경엽 감독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마지막에 주장으로서 아주 좋은 역할을 했다”고 치켜세웠다. 양팀은 9일 오후 2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한편 얄궂은 태풍 다나스가 목동구장의 만원사례를 막았다. 이날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관객수는 7716명이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