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량형 방사포’ 배치 중… 수도권 남부까지 사정권
입력 2013-10-08 22:33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해부터 방사포 등 재래식 무기의 성능개량과 전진배치, ‘전시(戰時)사업세칙’ 개정 등을 통해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2011년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수도권과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 5도를 겨냥한 포병전력을 증강했다고 보고했다.
북한의 방사포들은 유사시 수도권에 집중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북한은 휴전선 인근에 방사포 수백여문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사거리 60㎞인 240㎜ 방사포는 경기도 가평과 남양주까지 공격할 수 있으며 한번에 수백 발을 발사할 수 있어 매우 위협적이다. 북한은 최근 서부와 동부전선 등 최전방 부대를 중심으로 240㎜ 방사포보다 사거리가 5∼10㎞ 정도 늘어난 개량형 방사포를 교체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수도권 이남까지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장재도와 무도 등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불과 10여㎞ 떨어진 지역에도 방사포를 집중 배치하고 있다. 연평도 포격도발 시 우리 군의 강력한 대응사격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한 보완책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5월과 6월 사거리가 최대 200㎞까지 늘어난 300㎜ 신형 방사포를 시험발사하기도 했다.
북한이 수도권을 겨냥한 방사포 전력을 증강하는 것은 기습적인 포격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군사전문가들은 “방사포는 기습적인 공격을 가할 경우 수도권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전략적 무기”라며 “이를 잘 알고 있는 북한은 지속적으로 방사포 능력을 개선해 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지난해 9월 전시사업세칙을 개정했다. 세칙은 전쟁에 대비해 북한 당·군·민간의 행동지침을 적은 대내용 문건이다. 지난해 개정 시에는 2004년 제정된 세칙에 없었던 ‘전시선포 시기’ 항목을 신설했다. 전시 상태가 선포되는 경우를 미국과 남조선의 침략전쟁 의도가 확정되거나 무력공격을 했을 때, 남조선 애국 역량의 지원요구가 있을 때, 미제와 남조선이 국부지역에 일으킨 군사적 도발행위가 확대될 때 등 3가지로 구체화했다. 전시선포 상황을 보다 구체화함으로써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재래식 전력개량 및 내부심리전 강화와 함께 핵전력도 발전시키고 있다. 국정원이 재가동을 확인한 5㎿급 흑연감속로 영변원자로는 연간 핵무기 1기 분량에 해당하는 플루토늄 6㎏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은 40∼50㎏으로 추정되고 있다. 핵무기 1개당 4∼6㎏ 정도의 플루토늄이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핵무기 8∼12개를 제조할 수 있는 셈이다.
북한의 원자로 재가동은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실행해 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또 핵능력 과시를 통해 미국 등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