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각별한 인연 ‘힉스 입자’ 故 이휘소 박사가 처음 명명

입력 2013-10-08 22:30 수정 2013-10-09 01:05

한국은 ‘힉스 입자’와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이 미지의 입자에 ‘힉스 입자’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실제 주인공인 비운의 천재 물리학자 고(故) 이휘소 박사다. 그는 1965년 처음 ‘힉스 입자’라는 표현을 썼으며 72년에 ‘힉스 입자에 미치는 강력(강한 핵력)의 영향’이란 논문을 국제학회에 발표하기도 했다. 후배 한국 과학자들은 힉스 입자의 실재 존재를 밝히는 데 힘을 보탰다. 힉스 입자 실험에 참여한 과학자는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를 중심으로 세계 80개국의 1만2000여명이다. 아틀라스와 CMS 두 개의 연구팀 중 CMS에 서울시립대 박인규, 고려대 최수용 교수 등 22명의 논문 공동저자를 포함해 국내 8개 대학 물리학자 7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2006년부터 연간 2억4000여만원의 연구 분담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 4월 방한한 타지아노 캄포레시 CERN 단장은 “세계 40개국 3600여명이 참여한 CMS 연구팀 중 유럽을 제외한 국가로는 한국의 기여도가 두 번째로 크다”고 인정했다. 박인규 교수는 “노벨상은 힉스 입자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예측한 두 석학에게 주어졌지만 한국 과학자들이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