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첫 여성 변호사 탄생

입력 2013-10-08 19:15

여성의 사회활동을 엄격히 제한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법정 변론을 할 수 있는 첫 여성 변호사들이 나왔다.

사우디 법무부는 사상 처음으로 일정 조건을 갖춘 여성 변호사 4명에게 법정에서 소송 의뢰인을 변호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고 아랍뉴스 등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 변호사는 개인 로펌(법률사무실)도 열 수 있게 됐다.

변론 자격을 받은 여성 변호사 중 한 명인 아미라 쿠카니는 “그토록 바라던 자격을 받아 꿈이 실현됐다”고 말했다. 2008년 킹압둘아지즈대학 졸업 후 로펌에서 기업·노동 사건을 담당하는 그는 앞으로 개인 로펌을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변론 자격 부여는 사우디 여성 변호사들의 활동을 제약해 온 제도적 장애를 걷어내면서 전문성 발휘 기회를 마련한 조치로 평가된다.

그동안 사우디에서 여성은 로스쿨을 졸업해도 법률 자문만 할 수 있을 뿐 법정 변론과 로펌 개업은 할 수 없었다. 사우디 여성들은 지난해 ‘나는 여성 변호사다’라는 구호 아래 여성 변호사의 권리를 강조하는 인터넷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 사우디에서 법률 자문을 하는 여성 변호사는 2500명 정도다.

사우디에서는 최근 새로운 정책이 시행되면서 법학 학위 취득 후 3년간 수습과정을 마치면 성별에 관계없이 변론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