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걷힌 세금… 실적은 6조라는데 목표치 대비 10조6000억

입력 2013-10-09 04:58 수정 2013-10-09 21:19


올해 세수 통계가 정부 발표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세수를 비교하다보니 ‘착시효과’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걷힌 세금은 129조65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5조5080억원)보다 5조8534억원 덜 걷혔다. 세수 진도비는 65.1%로 지난해 같은 기간(70.5%)보다 5.4% 포인트 낮았다. 국세청은 지난 2일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보고한 세수실적에서 7월 세수가 11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조9000억원 부족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한 셈법이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방식은 세수 진도비를 기준으로 올해 세입예산 대비 징세가 이뤄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통상 진도비는 지난해의 경우 세수 실적을 기준으로, 올해는 세입예산을 기준으로 한다.

지난해 8월까지의 세수 진도비는 70.5%. 국세청 소관 실적 192조1000억원(총 국세 203조원) 중 135조5080억원을 계산한 수치다. 올해 진도비 65.1%는 국세청 소관 세입예산 199조원(총 국세 210조4000억원)이 기준이다. 7월 진도비는 58.5%로 지난해(64.7%)보다 6.2% 포인트 부족했다.

이 때문에 8월까지 실적은 지난해 실적보다는 6조원가량 덜 걷힌 것이다. 그러나 올해 세입예산을 기준으로 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8월 세수 129조6546억원은 예산 199조원 가운데 지난해 같은 기간 세수 진도비 70.5%인 140조2950억원을 맞춘다고 가정하면 10조6404억원이나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와 같은 세수 진도비 추이를 따라가면 올해 목표를 달성한다고 볼 수 있지만 세수 진도비는 지난해 수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금은 예산 192조6000억원 가운데 192조1000억원(99.7%)을 거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수를 정확하게 따지려면 세수 진도비를 기준으로 보는 것이 맞다”며 “8월까지 진도비가 70%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올해 세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기재부는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언급한 ‘7조∼8조원 세수 부족’을 기정사실화한다. 기재부 다른 관계자는 “8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6조원 덜 걷혔지만 경기회복 추세에 따라 남은 기간 동안 부족분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최근 세수 부족분이 줄어드는 추세에 주목한다. 8월 실적이 7월보다 2조원가량 늘고 진도비 격차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전망대로라면 올해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는 것이어서 세수 부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