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금조달, 회사채·CP 의존도 급증

입력 2013-10-08 18:06

기업들이 은행 대출보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급격히 증가해 시장변동성에 따른 자금 조달의 위기노출이 우려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민간기업의 회사채 발행 잔액은 228조7000억원, CP는 94조7000억원으로 대출과 채권을 합한 1154조7000억원 중 28.0%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금융위기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8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회사채 발행 증가율은 연평균 11.4%였으나 기업대출 증가율은 7.5%로 집계돼 회사채 발행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회사채 발행 증가는 금융위기 이후 회사채 금리와 은행 대출금리 간 차이가 벌어져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2008년 말에는 은행 여신금리가 회사채(AA-·3년 만기) 금리보다 1.56% 포인트 낮았으나, 2010년 말에는 은행 여신금리가 회사채보다 1.07% 포인트 높았고 지난 3월에는 1.63% 포인트로 간격이 커졌다.

회사채 발행 증가는 직접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긍정적이지만, 회사채가 은행 대출보다 금리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면 자금 조달이 불안정해질 우려가 있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처럼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 대출보다 회사채 발행에 자금 조달을 의존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