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도 2세 경영 나서나… 장녀, 8월 자산운용 입사
입력 2013-10-08 18:05 수정 2013-10-08 22:56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장녀가 최근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입사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몇 안 되는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인 박 회장이 결국 재벌가와 비슷한 방식의 2세 경영에 나선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의 장녀 하민(24)씨는 지난 8월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에 사원으로 입사해 현재 해외부동산 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하민씨는 미국 코넬대 사학과를 졸업했으며 부동산 투자컨설팅 기업인 CBRE 등에서 직원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민씨의 입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적극 추진 중인 호텔 사업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5년 5월 개관을 목표로 서울 광화문의 ‘포시즌 호텔 서울’을 개발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입사는 2세 경영수업은 아니며 실무적인 경험을 쌓는 차원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회장 자녀의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입사가 결국 재벌화로 가는 과정 아니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증권가 관계자는 “아버지가 회장으로 있는 그룹 계열사에 자녀가 쉽게 입사하는 것이나 미래에셋이 호텔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면 재벌과 판박이”라며 “금융전문회사의 초심을 잃어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언급했다.
한양대 하준경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업은 남의 돈을 가지고 장사하는 만큼 다른 사기업보다 더욱 공공적 성격이 강해야 한다”며 “혈연 경영 양태를 보이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최근 하나생명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에 이어 ‘닮고 싶은 직장인 성공모델’ 2위에 뽑힌 바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