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호황때 사망률 높아진다”
입력 2013-10-08 17:56
경제 호황이 인간 수명에는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라이든대 노화연구센터의 허버트 롤든 박사는 7일(현지시간)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등 19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1950∼2008년 기간의 경제성장률과 사망률 관계를 비교 분석한 결과 국내총생산(GDP)이 1% 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40∼45세 남성 사망률이 0.38%, 70∼74세 남성 사망률은 0.36%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성 사망률도 40∼45세 0.16%, 70∼74세는 0.18%로 높아졌다.
롤든 박사는 “경제 호황이 사망률을 부추기는 결과에 적잖이 놀랐다”며 “특히 40대 이상의 성인에게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좋으면 노동시간이 늘어나고 이는 업무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로 이어져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경제 불황이 수명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하지만 실업률 증가나 GDP 감소는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롤든 박사는 그러나 경제 호황기에 70대 이상 노인의 사망률도 올라가는 이유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미 은퇴해 업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젊은 사람들의 근무시간이 늘어나면서 노인을 돌볼 시간이 줄어드는 사회 환경이 한 원인일 수 있고, 경제 호황기에 아무래도 공기 오염이 심하니 이것이 노인 사망률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롤든 박사의 연구결과는 최근 영국 의학전문지 ‘역학 및 공동체 건강’ 저널에 실렸다. 그는 “경제 환경과 인간 수명과의 상관관계를 더 조사하다 보면 어떤 경제 여건에서든 웰빙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