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에 말문 연 중국… “국채 안전성 보장하라” 요구
입력 2013-10-08 17:57
중국이 미국에 대해 하루빨리 재정위기를 타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국으로선 대미 투자의 안전성 확보가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미 국채에 대한 세계 제1위 투자국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1조2800억 달러에 달했다.
주광야오(朱光耀)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7일 “미국의 재정위기 타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미국은 중국의 대미 투자를 안전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8일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주 부부장이 중국 외교부가 외국 기자들을 상대로 연 기자회견장에서 “일단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할 경우 미국 측은 국채의 이자부터 지급하는 방안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주게 될 디폴트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은 지금도 째깍거리며 흘러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중국 정부가 작심하고 이러한 발언을 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공식적으로 미국에 재정위기 타개를 주문하고 나서기는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주 부부장은 이어 “세계 최대 경제 규모를 가진 미국이 국채의 신인도를 확보하는 것은 세계경제는 물론 미국 자체를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미국은 빠르고도 결단성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간접 투자분까지 포함할 경우 1조28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오는 17일까지 차입상한 조정 문제가 타결되지 않을 경우 미 정부로서는 국채에 대해 지불할 현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