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 유독 스모그 심한 이유는
입력 2013-10-08 17:07
지난 상반기 중 베이징의 PM2.5 농도가 목표치보다 낮았던 날은 40%에도 못 미쳤다. 특히 ‘무거운 오염’과 ‘심각한 오염’에 해당된 날은 전체의 23.3%에 달했다. 베이징·톈진·허베이성 권역으로 보면 목표를 달성한 날이 31%에 불과했다.
중국 환경보호부가 발표한 올 상반기 중 ‘공기 나쁜 전국 10대 도시’에는 베이징을 둘러싸고 있는 허베이(河北)성 도시가 7곳이나 포함됐다. 공기 좋은 10대 도시에는 남쪽에 위치한 광둥성과 푸젠성 도시가 6곳 들어갔다.
중국 3대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와 그 주변만 놓고 보면 광저우를 중심으로 한 주장(珠江)삼각주 지역이 상대적으로 공기가 좋고 상하이 권역인 창장(長江) 삼각주, 베이징·톈진·허베이성 지역 순으로 나빴다.
베이징과 주변 지역에 스모그가 자주 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대기 오염 물질이 많이 배출되는 데다 바람이 약하고 저기압이 겹치면 스모그가 생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즉 베이징에 약한 편남풍이 불 경우 오염 물질이 서북부에 위치한 산악 지역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는 상황이 된다.
무엇보다도 허베이성에는 철강, 석유화학, 건축자재 등 오염물질 배출 산업이 집중돼 있다. 탕산에는 철강 공장이 자리잡고 있고 스자좡의 경우 열병합발전소 등의 연간 석탄소비량이 베이징의 한해 석탄소비량보다 많은 실정이다.
톈진도 빈하이(濱海) 신구 등 공업 단지가 위치해 있어서 공기 오염이 심하기로 악명 높다. 베이징 시내를 다니는 차량 540만대가 황 함유량이 많은 연료를 연소시킨 뒤 뿜어내는 배기가스도 간단치 않다.
편남풍은 이러한 허베이성 일대의 오염물질을 베이징으로 몰고 오는 역할을 한다. 이 때 공기 유동성이 높지 않으면 오염 물질은 베이징 시내에 계속 축적된다. 이는 결국 스모그 형성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베이징 시정부는 이에 대해 “베이징 상공을 뒤덮는 스모그의 4분의 1은 주변 도시와 다른 성에서 날라오는 오염 물질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베이징의 스모그를 잡으려면 주변 지역과 공동 보조를 취하지 않고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