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한홍] 감동의 리더 척 스미스
입력 2013-10-08 17:41
미국 교계의 큰 별인 척 스미스 목사가 지난 목요일 새벽 86세의 나이로 소천했다. 1960년대 중반 25명 교인이 있던 캘리포니아 코스타메사 지역의 갈보리 채플에 부임해 3만5000명이 넘는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청·장년기를 보냈던 나는 20대 젊은 목회자 시절 갈보리채플의 라디오방송을 통해 스미스 목사와 그의 제자 목사들의 파워풀한 강해설교를 청취하면서 너무나 큰 도전과 감동을 받았었다.
젊은이 전도에 새 돌파구 열어
60∼70년대 미국의 히피 젊은이들이 “신은 죽었다”고 하면서 교회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던 시절, 스미스 목사는 과감하게 기존 교회의 전통을 깨고 그 젊은이들에게 다가가 전도했다. 그들이 술과 마약에 찌들어 밤새 파티를 벌이던 캘리포니아의 바닷가에서 전도하고 즉시로 그 자리에서 세례를 주었고, 그들의 통기타 음악에 맞추어 새로운 형태의 가스펠송을 보급했다. 그것이 바로 전 세계 CCM의 새로운 바람이 된 ‘마라나타 음반’이었다. 스미스 목사는 당시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일어난 거대한 부흥운동 ‘지저스 무브먼트’의 결정적 촉매제 역할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마약 냄새나는 젊은이들이 교회에 오는 것을 반대한 몇몇 장로들이 교회를 떠나는 아픔을 감수하기도 했다. 빌 하이벨스나 릭 워런이 구도자 예배라는 개념을 보급하기 전에 스미스 목사는 이미 전통교회 목회 패러다임을 깨는 불신자 젊은이 전도와 목회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었다.
스미스 목사는 사람을 키우는 사람이었다. 빌리 그레이엄을 잇는 미국 초대형 전도집회 강사인 그렉 로리를 키운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술과 마약, 폭력에 찌든 청소년 시절을 보냈던 로리가 예수를 믿고 스미스 목사 밑에서 성경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가 청소년 전도용으로 그린 만화를 스미스 목사는 책으로 출판해줬고, 이때부터 로리가 가진 전도자로서의 자질을 알아본 스미스 목사는 자신이 훈련시키고 있는 갈보리채플의 젊은 목회자 후보생 그룹에 넣어주었다. 그러다가 리버사이드 지역에서 성경공부 모임을 인도하게 했는데 이것이 폭발적 성공을 거두자 그 동네로 내려가서 빈 교회 건물을 구입해준 뒤 로리에게 교회를 시작하게 했다.
차세대 목회자들을 키운 사람
이것이 훗날 모교회인 코스타메사 갈보리채플보다 몇 배로 더 성장하게 되는 하베스트펠로십 교회의 시작이다. 얼마 후에는 해마다 4만명이 넘는 인파가 애너하임 스타디움에 운집하는 하베스트크루세이드의 주 강사로 로리를 세우고, 스미스 목사 자신은 집회 사회를 보는 파격을 연출했다. 스미스 목사는 차세대 목회자를 키울 때 나이나 성장 배경, 학력 이런 것보다 그 사람에게 가르침의 은사, 기름 부으심이 있는가를 무엇보다 중시했다. 적어도 갈보리채플의 목사 안수를 받고 교회를 이끌려면 그 사람의 설교와 리더십을 통해 사람들이 변하고 성장하는 역사가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렉 로리나 마이크 매킨토시 등 수많은 젊은 목회자들이 그렇게 스미스 목사의 손에서 조련돼 엄청난 부흥을 일으키는 목사들로 섰다. 갈보리 채플 출신의 목회자 3000명이 목회하는 전 세계 1000개의 자매 교회들은 침체된 교계에 새로운 부흥의 바람을 일으키는 다이내믹한 성장을 해 왔다.
그는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를 누구보다 잘 읽고 있었지만 구도자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복음의 진리를 타협하지는 않았다. 돌직구 같은 성경 중심적 복음을 그저 한없이 따뜻한 아버지의 마음으로 계속해서 전했을 뿐이다. 그리고 자신의 제자들이 자신보다 더 뛰어난 설교자, 목회자로서 가는 것을 흐뭇하게 축복하는 멋진 스승이었다. 척 스미스, 우리 모두가 그리워하게 될 감동의 리더요, 목회자들의 가슴에 새겨야 할 큰 바위 얼굴이다.
한홍 새로운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