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부천병원, 해외환자 연 1000명 유치

입력 2013-10-08 13:33

[쿠키 사회]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병원장 황경호)이 해외 중증환자들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8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따르면 해외환자 유치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0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해외환자 1000명 시대를 열었다는 것이다.

이는 타 의료기관과 달리 군인·외교관 등 주한 외국인과 승무원 및 선박 관계자 등을 제외한 순수 의료목적 방문 환자 비율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의미 있는 수치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환자를 대상으로 간이식 수술과 무수혈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것을 비롯해 암, 뇌질환, 심장질환 등 중증환자 치료 비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 대학병원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해외 환자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은 지난 7월 외국인 환자들을 위한 국제병동을 오픈하고 해외 환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실제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해외환자 증가는 순수 의료목적 방한 외국인 환자를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1000명을 기록한 것이어서 올해는 1300명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병원은 해외환자 유치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0년 이후로 해외환자 수는 매년 130~140% 씩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의 국적은 러시아가 59% 정도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카자흐스탄(13%), 중국(11%), 미국(6%), 몽골(3%) 등으로 집계됐다. 기타지역으로는 키르키스스탄, 일본, 캐나다,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등 총 6개 대륙 44개 국가를 망라하고 있다.

진료과별로는 소화기내과 진료가 가장 많았다. 이어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피부과, 심장내과, 산부인과, 신경외과, 내분비대사내과, 종양혈액내과, 비뇨기과, 외과 순이다.

특히 전년대비 해외환자 증가추세 비율은 신경외과, 종양혈액내과, 심장내과 순으로 높게 나타나 뇌질환 환자, 암환자, 심장질환 환자 등 점차 중증환자들의 내원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7월 문을 연 외국인 전용 국제병동은 별관 3층 내에 18개 병상으로 병상 주위로 코디네이터 상주실을 마련해 환자들의 원활한 통역을 돕도록 설계됐다. 화상상담실도 설치해 환자들이 치료를 받은 후 귀국해서도 주치의와의 화상 통화를 통해 외래 진료를 받도록 해 사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 외국인 환자들을 위해 다양한 특전을 제공하고 있다. 외국어 진료서식을 표준화했으며, 외국인 전용 상품 및 국제수가를 개발했다. 편리한 진료를 위해 공항 픽업 서비스를 구축했다. 장기 체류 환자들을 위해 저비용의 오피스텔을 대여해 주는 것은 물론 선불폰 대여, 외국인 식단 개발, 다국어 TV 채널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정부가 해외환자유치사업인 ‘의료관광’을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선정하면서 2007년부터 해외환자 유치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순천향대학교 서교일 총장의 정부정책 부응 의지가 더해지면서 2009년 국제진료팀을 신설하고 2010년부터 본격 해외환자 유치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해외환자유치사업단(위원장 김형철 부원장)을 중심으로 국제진료팀이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영어·러시아어·중국어·몽골어·중국어·베트남어를 구사하는 코디네이터가 상주하며 환자 진료를 돕고 있다.

한편 의료관광비자(G1 비자) 1호로 입국한 중국인 첸 리우란(61·여)씨는 고관절 수술로 건강을 회복했다. 2008년 9월 의료관광비자(일명 G1비자) 입국 1호인 첸리우란씨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정형외과에서 임수재 교수로부터 성공적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중국에서 국립영화제작소 부사장으로 활동하는 첸 리우란 씨는 중국 현지에서 받은 고관절 수술의 재발로 거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체중이 급격이 불어나고 몸 여기저기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고 급기야 우울증까지 찾아 왔다. 고심 끝에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을 찾아 두 번에 나누어 양측 고관절 수술을 받았고 건강을 회복해 귀국했다.

그는 “관절로 고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제 지인이 한국에 있는 순천향대 부천병원을 소개 했다”며 “처음에는 우리나라에서 안 된 일인데 라며 한국행을 망설이기도 했지만 지금 보면 잘 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키르키스스탄 문화부장관 부인 사긴부부(46·여)씨는 자궁근종 수술을 받고 ‘새 삶’을 얻었다. 2010년 9월 키르기스스탄 문화부장관 부인인 사긴부부씨가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산부인과 이해혁 교수로부터 자궁근종 수술을 받고 만족감을 표했다. 현직 대학 교수로 오랫동안 자궁근종 질환을 앓고 있던 차에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딸의 권유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산부인과에서 수술을 받게 됐다. 수술 당시 사긴부부 씨는 1.2㎏에 육박하는 자궁근종으로 인해 호흡곤란과 함께 혈액 순환 장애로 다리가 부어오르는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한 상황에 있었다. 자궁을 모두 드러내는 대 수술을 받은 후 사긴부부 씨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2주 후에는 건강이 대부분 회복돼 고국으로 돌아가 업무에 복귀했다.

그는 편지에서 “제가 수술을 받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사실을 몰랐던 몇몇 동료들은 전혀 수술 받은 사람 같아 보이지 않는다며 한국 의료 수준에 대해 상당히 놀라워하고 있다. 건강을 빠르게 되찾아준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의료진들의 황금 손, 친절한 마음, 수준 높은 전문성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장군 사가닷 누르마함베토브(88)씨는 복부팽대부암 치료 받고 ‘땡큐 레터’를 보내왔다. 지난해 7월 카자흐스탄의 장군 사가닷 누르마함베토브씨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문종호 교수에게 십이지장 팽대부 암을 성공적으로 치료받았다. 몇 달 전부터 갑자기 배가 아프고 불편해 현지 병원을 찾게 됐다. 현지 의사와 논의에 논의를 거듭한 사가닷 씨는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 한국행을 선택했다. 췌담도 분야 내시경 시술로 유명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문종호 교수를 찾게 된 것이다. 그는 암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소화기내과 문종호 교수로부터 ERCP라는 정밀 내시경 검사와 함께 담관과 췌관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고 건강을 회복해 귀국했다.

고국으로 돌아간 사가닷 씨는 감사 편지에서 “병원의 완벽하리만큼 체계적인 진료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병원에 머무는 동안 정말 즐겁게 지냈다. 진료의 전문성과 환자에 대한 열린 마음과 배려심, 성의 있는 진료에 깊이 감사한다”고 썼다.

20년간 고관절 질환 투병생활 끝낸 러시아인 마르티노바 알레프티나(66·여)씨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지난달 이 병원 정형외과 임수재 교수에게 고관절 수술을 받고 20년간의 투병생활을 끝내게 된 것이다. 그는 약 20년 전부터 오른쪽 엉덩이에 통증을 느껴왔으나 종교적 신념에 따라 수혈 수술을 받을 수 없었다. 문제는 출혈이 많은 수술로 알려진 인공관절 수술을 무수혈로 진행 할만한 수준의 병원이 러시아 내에는 없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증세는 더욱 악화돼 5월 말부터는 극심한 통증으로 보행이 완전히 불가능해진 상태까지 이르게 됐고 급기야 지난 7월 부천병원을 찾았다. 마르티노바 씨는 당뇨병 환자로 15년 전부터 약물을 복용 중이었으며 혈압도 높은 상태로 무수혈 수술을 받기 어려운 조건의 환자였다. 특히 162㎝에 100㎏이 넘는 신체 조건과 고령이라는 점은 수술을 더욱 어렵게 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우측고관절치환술 무수혈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마르티노바 씨는 무사히 귀국 길에 올랐다.

그는 “다시 걷는다는 것이 기적같다”고 말했다.

해외환자 대상 첫 간이식 수술의 주인공은 몽골인 돕돈 울람사이칸(44)씨였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외과 간이식팀(김형철·정준철·최규성 교수)이 지난 7월 외국인 대상 첫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그는 30여 년간 매일 같이 많은 양의 술을 마셨고 4년 전 C형 간염을 진단받았지만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아 1년 전 간경화로 발전하게 됐다. 올 2월부터는 금주를 하며 적극적인 치료를 받기 시작했지만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5개월 전에는 현지 의사로부터 간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몽골 현지의 의료수준으로는 간이식 수술을 받을 수 없어 돕돈씨는 외국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고자 수소문한 끝에 한국의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외과를 찾아와 성공적인 수술 덕분에 빠른 속도로 건강을 회복해 안전하게 귀국했다.

그는 “금방이라도 뛸 수 있을 것처럼 살아있음을 느낀다”며 “다른 나라가 아닌 한국에서 좋은 의료진에게 수술을 받아 결과가 좋은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부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