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사상 전파에 한평생 안병욱 前 흥사단 이사장 별세
입력 2013-10-07 19:01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수필가인 이당(怡堂) 안병욱(安秉煜) 전 흥사단 이사장(93·전 숭실대 교수)이 7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1920년 평안남도 용강의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본 와세다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숭실대 철학과 교수, 흥사단 이사장,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냉전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개발연대에 저술과 강연을 통해 우리 사회 인간성 상실과 가치관 혼란 등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이바지했다. 철학의 대중화에도 힘썼다. 소설가 이광수의 권유에 따라 도산 안창호가 창립한 민족운동단체 ‘흥사단’에 가입해 도산의 사상을 전파하는 데 진력했다. 저서에는 도산의 ‘무실역행(務實力行)’, ‘경천애인(敬天愛人)’, ‘부국강민(富國强民)’ 등의 얘기가 자주 언급된다.
고인은 58∼64년 월간 ‘사상계’ 주간을 맡아 자유 언론 투쟁에도 앞장섰다. 국민훈장 모란장(1985)과 인제인성대상(2007), 유일한상(2009)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 부인 김광심 여사와 딸 정남씨, 아들 동명(㈜위스텍 사장)·동일(세계보건기구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동규(한림대 경영대학원장)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 오전 9시. 장지는 강원도 양구군청에서 고인의 뜻을 기려 설립한 ‘시와 철학의 집’이다.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