濠, 수영 천재 한국계 학생에 ‘깜짝’… 이민혁군, 학생선수권서 8관왕
입력 2013-10-07 19:00
한국계 천재 수영선수의 등장으로 세계적 수영 강국인 호주가 들썩이고 있다.
7일 호주 수영계와 교포사회에 따르면 교포 2세인 이민혁(영어명 저스틴 리·12)군은 지난달 8∼14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호주 전국학생수영선수권대회에서 8관왕을 차지했다. 접영 50m·100m, 자유형 50m·100m, 평영 50m·100m, 계영 200m, 혼계영 200m 등의 12세 부문에서 금메달을 땄고, 개인혼영 200m에서는 은메달에 올랐다. 참가하지 않은 배영 종목을 제외한 전 종목에서 우승 또는 준우승을 차지한 셈이다.
특히 자유형 100m에서는 58초14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면서 과거 호주의 수영 영웅 이언 소프가 같은 대회에서 우승할 당시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호주 수영계는 호주가 소프와 그랜트 해켓 같은 수영 영웅을 탄생시킨 세계적 수영 강국인데도 한국계인 이군이 두각을 나타낸 것은 놀라운 성과라는 반응이다.
호주학교체육연맹 관계자는 “키가 159㎝에 불과한 이군이 자기보다 20㎝나 큰 월등한 체격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한 것은 놀랍다”면서 “남다른 순발력과 강한 승부욕을 겸비한 이군이 체계적 훈련을 받을 경우 세계 수영계에 이름을 남길 만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한 천식을 치료하기 위해 4세 때부터 수영을 시작한 이군은 한인이 운영하는 스포츠클럽에서 한국식으로 개인훈련을 받으며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부친 이철웅(50)씨는 전했다.
14세 때 호주로 이민 온 이씨는 “호주 백인 경쟁자들에 비해 키가 작고 왜소한 체격의 민혁이가 탁월한 기량으로 여러 종목에서 우승하면서 다른 한인 선수들에게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드니 그래머 스쿨(7년제 중등 과정) 6학년에 재학 중인 이군은 내년 스포츠 명문으로 이름난 사립학교 녹스 그래머 스쿨로 전액 장학금을 받고 전학할 예정이다.
맹경환 기자, 연합뉴스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