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욱 정금공 사장 “재통합 발표前 더많이 고민했어야지… ”

입력 2013-10-07 18:03 수정 2013-10-07 22:20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정금공)의 재통합을 비판하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퇴한 진영욱 정금공 사장이 마지막까지 정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진 사장은 7일 여의도 본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정부가 개편안을 발표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하고 나왔어야 했다”며 “앞으로는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 생각을 좀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2009년 산업은행 민영화를 명목으로 분리된 산은과 정금공을 4년 만에 재통합하겠다고 지난 8월 말 발표했으며 진 사장은 이 같은 방안을 졸속이라며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진 사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그는 중도사퇴 배경에 대해 “(기자)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대로”라고 언급, 사실상 재통합 비판으로 불거진 정부와의 갈등으로 물러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정부의 사퇴 압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내가 얘기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걸 요구한 쪽에 물어보라”고 언급, 사퇴에 정부가 어느 정도 역할을 했음을 암묵적으로 시인했다.

앞서 진 사장은 이임식에서 “신설기관으로서 정금공의 정체성을 세우고 구조적인 적자 문제를 푸는 데 고민을 많이 했다”며 “정부는 그 일을 할 만한 시간을 주는 데 지나치게 인색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책금융기관 개편안의) 국회 논의과정이 남았으니 적극적으로 대응해주기 바란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정금공 노조는 성명에서 “정책금융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온 금융공기업 수장을 중도에 물러나게 하는 사태에 금융위 등은 모든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