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느는 가계대출… 670조 돌파

입력 2013-10-07 18:03

금융권 가계대출이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자영업자들의 은행 대출도 증가하고 있어 과중한 가계 빚 부담이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말 현재 은행과 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670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조3000억원이 늘었다고 7일 밝혔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3월부터 6개월 연속 늘고 있으며 지난 5월부터는 사상 최고치를 매월 경신하고 있다. 대출잔액을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마이너스통장,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 대출(262조4000억원)이 2조1000억원 늘고 주택대출(408조4000억원)도 1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재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휴가철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은행의 기업 대출 중 이른바 ‘소호(SOHO)대출’로 불리는 개인 사업자 대출 비중도 현 정부 출범 이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잠정치)은 641조5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에게 빌려준 대출은 28.8%인 185조원을 차지했다. 개인사업자 비중은 작년 말부터 지난 3월까지 28.4%를 유지했으나 그 이후 가파르게 비중이 상승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어난 것은 현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강화와 연관이 깊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중소기업 대출에 포함돼 있다. 실제 중소기업 대출은 올해 1∼8월 20조5000억원 늘었으며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은 56.6%인 11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고용창출 효과가 큰 중소 법인에 대한 대출 증가를 주문하지만 은행 창구의 현실은 달리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