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시작은 혼란스러웠지만 챔프전선 큰빛 발하리라"
입력 2013-10-08 04:49
류현진(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다저스는 타선이 폭발하면서 애틀랜타를 꺾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진출에 1승만을 남겨놨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 3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4실점을 기록한 뒤 교체됐다. 포스트시즌 방어율은 12.00(3이닝 4자책). 류현진은 김병현, 최희섭, 박찬호, 추신수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다섯 번째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경기를 뛰었다. 투수 중에서는 첫 선발 등판이지만 3이닝만에 조기 강판되며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정규 리그 내내 ‘1회 징크스’로 고생했던 류현진은 이날도 1회부터 제구력 난조를 보였다. 게다가 애틀랜타 타선은 류현진을 철저하게 연구한 듯 7명의 타자가 3구 이내에 승부를 걸었다. 결국 2점을 먼저 내준 류현진은 2회 삼자범퇴로 막고 타석에서는 역전의 발판이 되는 값진 타점을 올리며 안정을 찾는 듯 했다. 칼 크로포트의 역전 3점 홈런까지 더해 4-2로 앞선 상황이었다. 그러나 3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저스틴 업튼 등 애틀랜타 타선에 3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봉착했다. 이후 실책성 수비를 두 번이나 범하며 2점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다저스 타선은 3회말 공격에서 다시 2점을 달아났다. 이어 2사 1, 2루 찬스에서 9번 류현진의 타순이 돌아오자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마이클 영을 대타로 내보냈다. 디비전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3차전에서 승리가 최우선인 만큼 류현진을 일찍 강판시킨 것이다. 3이닝은 정규시즌을 포함해 류현진의 올해 최소 투구 이닝이다.
4회 수비부터 크리스 카푸아노를 마운드에 올린 다저스는 4회말 헨리 라미레스의 3루타, 야시엘 푸이그의 중전 안타, 후안 유리베의 투런 홈런 등을 묶어 10-4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그리고 8회 또다시 3득점하며 애틀랜타를 13대 6으로 대파했다. 이로써 2승1패가 된 다저스는 남은 두 경기에서 1승만 더하면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다.
류현진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 너무 긴장해서 해서는 안 될 플레이를 다 보여줬다”면서 자책했다. 이어 부상설에 대해선 “몸 상태는 좋다”고 반박하면서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잘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매팅리 감독은 “우리가 디비전시리즈를 통과하면 류현진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시즌 내내 잘 던진 선수를 한 경기를 망쳤다고 내치지는 않는다”며 류현진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