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 키·척추변형에 악영향
입력 2013-10-07 17:09
알레르기 비염이 아이들의 키 성장과 척추변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토피 전문 영동한의원 김남선(사진) 박사팀은 척추측만증을 가진 초·중·고교생 15명을 포함해 키 성장이 또래들보다 더딘 성장기 학생 30명을 6개월 동안 추적 관찰하는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시험기간 중 조사대상 학생들에겐 남녀 구별 없이 모두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골격근을 튼튼하게 해주는 한약 ‘녹용보중익기탕’을 매일 복용하도록 지시했다. 아울러 척추 변형을 바로잡는 3D 척추교정 시술과 함께 전자 침, 온열요법, 아로마 요법, 적외선 조사 등의 물리치료를 주2회, 매회 50분씩 두 달 동안 받게 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의 키가 불과 6개월 사이 평균 5㎝나 자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들을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던 코 막힘 증상은 92.8%, 맑은 콧물과 재채기 증상은 90.2%가 치료 두 달째부터 각각 깨끗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측만증 역시 70∼90%가 교정된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알레르기 비염이 성장기 아이들의 키 성장은 물론 심지어 척추변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한방에선 폐 기능(폐기·肺氣), 소화기 기능(비위기·脾胃氣), 콩팥 기능(신기·腎氣)이 허약하면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힘줄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척추변형을 유발하게 된다고 본다.
김 박사는 “선천적으로 신기가 약하면 폐기와 비위기가 후천적으로 약해지는데, 사람의 호흡기관은 폐기와 비위기를 다 사용하기 때문에 이 둘이 약해지면 호흡기도 덩달아 나빠지게 된다. 이런 상관관계 때문에 척추변형이 있는 아이들을 알레르기 비염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면 척추가 바로 서는 것은 물론 성장판이 닫힌 후에도 키가 4∼5㎝ 이상 더 크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3D 스파인 교정 시술과 한약 녹용보중익기탕이 척추측만증 치료와 키 성장에 미치는 효과’란 제목으로 최근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제64회 일본 동양의학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