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의 신’ 날다… 양학선 세계선수권 2연패

입력 2013-10-07 01:01 수정 2013-10-07 01:21

‘도마의 신’이 허공을 날자 7명의 경쟁자들은 딱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점수를 확인하나 마나였다. 이미 금메달은 양학선의 것이었다.

양학선(21·한국체대)이 마침내 2013 기계체조 세계선수권 남자 도마 2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양학선은 6일(이하 한국시간)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제44회 기계체조 세계선수권대회 도마 종목별 결선에서 1·2차 시기 평균 15.533점을 받아 시상대의 주인공으로 만세를 불렀다. 2위는 스티븐 레전드레(미국·15.249), 3위는 토마스 크리스틴(독일·15.233)이 차지했다.

양학선은 2011년 일본 도쿄 세계선수권에서도 도마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양학선은 1991~1992년 도마 종목을 2연패 한 유옥렬 이후 21년 만에 세계대회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유옥렬(도마 2개) 1999년 이주형(평행봉), 2007년 김대은(평행봉), 2011년 양학선(도마)에 이어 이번이 6번째다.

양학선의 2연패는 아주 특별하다. 약학선은 2년 전 세계선수권과 2012년 런던올림픽, 그리고 2013 세계선수권까지 싹쓸이하며 명실상부한 ‘도마의 신’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양학선은 이번 대회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탁월한 기량을 보여줬다. 양학선은 예선에서 ‘여2(도마를 정면으로 짚은 뒤 두 바퀴 반 비틀기)’와 ‘스카하라 트리플(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세 바퀴 비틀기)’로 평균 15.299점을 받아 1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이날 1차 시기에서 양학선은 기존의 6.4점짜리 고유 기술 ‘양학선(도마를 정면으로 짚은 뒤 세 바퀴를 비트는 기술)’을 선보였다. 착지가 약간 불안했다. 하지만 난도에서 이미 다른 선수들을 0.4점 이상 리드하면서 전체 점수에서 15.733점이라는 고득점을 받았다.

‘모험이냐-실리냐’ 2차시기에 앞서 양학선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신기술 ‘양학선 2’(Hak Seon Yang2)를 선보일까 말까를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실리를 택했다. 신기술은 스카하라 트리플(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회전)에서 반 바퀴를 더 도는 기술로, 양학선이 지난 2월 완성한 것이다. FIG 기술위원회는 ‘양학선2’의 난도를 최고 점수인 6.4를 부여했다.

양학선은 지난 1일 예선 도마 종목에서 신기술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종목별 결선에서 보여 줄 계획이었다. 하지만 양학선은 이미 난도 6.4짜리 고유 기술 ‘양학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신기술을 시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2연패를 달성한 양학선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신기술을 선보이지 않았다”면서 “‘양학선 2’는 다음 대회 때 완벽하게 보여줄 계획”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