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한 알 팔아요! 혼자 사는 느낌 아니까∼”
입력 2013-10-06 19:01 수정 2013-10-06 23:11
서울 상수동 홍익대 근처 거리에는 돗자리를 펴놓고 채소를 파는 ‘개인주의 야채가게(사진)’가 있다. 당근 3분의 1토막, 단호박 4분의 1토막, 마늘 한 알씩을 판매한다. 한 사람이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당근 3분의 1토막은 250원, 감자 한 개는 200원, 마늘 한 알은 50원이다.
야채가게의 주인은 실험예술작가 유재인(28·여)씨다. 유씨는 지난 7월 말부터 매주 화·목·일요일 오후에 3∼5시간씩 채소와 과일을 팔고 있다. 주변 시장에서 채소나 과일을 구입한 뒤 혼자 먹을 수 있을 만큼 잘라서 되파는 방식이다. 판매가격은 구입한 가격을 쪼갠 개수대로 나눈 뒤 100원을 더한다. 바나나 10개짜리 한 송이가 2500원이면, 바나나 한 개는 350원에 판매된다. 좌판 주변에는 ‘우리는 혼자 먹지만 도무지 혼자서는 다 먹을 수가 없다’는 게시판이 세워져 있다. 유씨는 “대형마트에서 ‘원 플러스 원(1+1)’이라며 소비자를 유혹하지만 혼자 사는 이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며 “‘1+1’보다는 필요한 만큼만 낱개로 파는 ‘1÷10’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개인주의 야채가게는 다음달 3일까지만 영업한다. 그는 100일 간의 장사를 마친 뒤 경험담을 묶어 책으로 낼 계획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