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013 정규리그 뭘 남겼나… 슈퍼 히어로 박병호 공격 4관왕

입력 2013-10-07 05:16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메이저리그 요기 베라 감독이 뉴욕메츠(1972년∼1975년)를 지휘했던 시절 일갈한 명언이 새삼 절실해지는 2013년 가을야구다.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6개월의 대장정 끝에 5일 막을 내렸다.

삼성이 사상 첫 정규리그 3연패 위업을 달성한 것을 빼면 판이 완전히 바뀌었다. LG와 넥센이 각각 2,3위 자리를 차지하며 4위 두산과 함께 포스트시즌 꿈을 이뤘다. 최종전에서야 포스트시즌 대진이 완성될 만큼 올해는 어느 해보다 순위싸움이 치열했다. 32년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LG는 2002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것은 16년 만이다. 지난해 부임한 ‘초보’ 김기태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지휘봉을 잡은 지 2년 만에 개성 강한 LG 선수들을 하나로 엮어냈다.

넥센의 돌풍도 눈에 띈다. 2008년 해체된 현대 선수단을 받아들여 새롭게 창단한 넥센은 지난 시즌까지 5년간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 체제로 새롭게 시작한 올 시즌, 초반부터 무섭게 치고 나선 결과 창단 첫 가을야구를 경험하게 됐다. 박병호는 지난해 타격 3관왕(홈런·타점·장타율)에 이어 올해는 득점까지 싹쓸이해 4관왕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두산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며 전통의 강호로서 체면을 지켰다. 2011년 시즌 도중 감독 사퇴 파동으로 홍역을 앓은 뒤 김진욱 감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선수단을 정비한 결과다.

가을야구 길목에서 낙오가 된 SK와 KIA 등은 아직도 탈락의 충격에 휩싸여있다. KIA는 6일 ‘극약처방’을 내렸다. 이순철 수석 코치를 비롯해 김평호(수비·주루), 박철우(타격), 조규제(투수) 코치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타이거즈 레전드 출신인 이대진(39) 한화 투수코치가 2년 만에 컴백한다. KIA는 코치진에 결원이 생긴 만큼 조만간 외부 충원에 나선다.

프로야구는 사상 첫 9구단 체제로 운영했지만 5일까지 총 576경기를 통해 644만1855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운 지난해(715만6157명)보다 10%가 줄었다. 관중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06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3년 연속 600만 이상 기록에 위안을 삼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예사롭지 않은 징조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