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 갈등… 올해도 한·중·일 ‘정상회담’ 없다

입력 2013-10-06 18:36 수정 2013-10-06 22:30

매년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 때마다 열려왔던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올해는 결국 개최되지 못하게 됐다. 여기에 한·중·일 3국이 별도로 순환 개최하던 연례 3국 정상회담 역시 연내 열리는 것은 불가능해져 동북아 주요 3개국 정상들의 만남은 당분간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등에 한·중·일 정상이 모두 참석하지만 현재로선 별도 회담이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이번에도 3국 정상이 함께 모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별도의 3국 정상회담 역시 연내 개최는 어렵다는 공감대가 퍼져 있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연쇄 다자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일 정상들이 모이는 방안을 한때 검토했으나 회담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최종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1999년 아세안 정상회의 이후 계속 열려왔던 3국 간 정상회담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불발될 전망이다.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하는 것은 지난해부터 냉각기를 이어오고 있는 한·일 관계, 이보다 한층 악화된 중·일 관계 때문이다. 과거사 문제에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중국은 일본과 정부 차원의 교류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는 한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여기에 한·중·일 3국이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3국 정상회담도 올해 우리나라가 의장국이지만 현 상황으로 볼 때 연내 개최는 불가능한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한·중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별도 회동 계획은 없다. 중·일 정상 역시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별도로 만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