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날개달고 훨훨 나는 LG… 스마트폰 빅2 넘본다
입력 2013-10-06 17:49
국내 스마트폰 시장 판도에 지각변동 조짐이 보이고 있다. LG전자가 약진하는 반면 팬택은 경영난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3자 구도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양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특히 ‘G2’의 선전이 눈부시다. 6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G2는 출시 이후 하루에 7000∼1만대 개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제외하면 하루에 이 정도 개통량을 기록한 제품은 없었다. G2는 LG전자 스마트폰 중에서도 가장 좋은 판매 실적을 거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G2가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40만대 이상 판매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G2 판매량이 지금까지 LG전자가 내놓은 스마프폰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옵티머스G 프로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 노트3와 아이폰5S 등 경쟁사의 전략 제품이 공개된 이후 오히려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G2 판매량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관계자는 “보조금 축소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선전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G2의 활약은 스마트폰 점유율에 돌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60%, LG전자 20%, 팬택과 애플이 각각 10%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G2를 등에 업고 최근 들어 LG전자의 점유율이 20% 중반까지 올라갔고, 팬택과 애플은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가 팬택과 애플의 시장점유율을 흡수하고 있는 셈이다.
LG전자와 2위 싸움을 벌이던 팬택은 경영난으로 당분간 공격적 마케팅이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연말까지 30% 중반대 시장점유율을 달성해 삼성전자와 양강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LG전자는 과거 피처폰 시절 ‘초콜릿폰’ 등을 앞세워 35%가량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전성기가 있었다.
시장 판도가 흔들리면서 큰 차이로 1위를 달리는 삼성전자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LG전자가 삼성전자 점유율에 영향을 끼칠 정도가 되면 지금보다 공세적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G2가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점에 고무되고 있다. 영국 IT 전문지 ‘스터프(Stuff)’는 G2가 HTC의 원(One), 삼성전자의 갤럭시S4, 애플의 아이폰5S보다 뛰어나다며 스마트폰 부문 1위로 꼽았다. 스터프는 화면, 카메라, 성능 등 전 부분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전원과 음량 버튼이 뒤에 있는 것에 대해서도 “하루이틀 지나면 손가락을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G2는 올해 ‘우수 디자인’ 대통령상까지 거머쥐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G2가 사용자 측면에서 키 조작이 안정적이고 세계 최초로 리어 키(Rear Key)를 적용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호평을 받으면서 해외 판매도 당초 예상했던 130개 업체보다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다음주부터 일본 1위 통신사인 NTT도코모를 통해 G2를 판매한다. 다음달에는 2위 업체인 KDDI에서 방수 기능을 더한 G2 전용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에서의 제품 평가와 소비자 기대가 높아 공급을 논의하고 있는 해외 이동통신사들이 예상보다 많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