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전셋값… 60주 연속 상승 눈앞

입력 2013-10-06 17:44


수도권 전셋값이 꺾일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수도권 전세가는 이달 첫째 주 기준으로 58주 연속 올라 2009∼2010년 기록인 ‘60주 연속 상승’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전셋값이 가장 오랫동안 상승세를 유지한 것은 2009년 1월 30일부터 이듬해 3월 19일까지로 60주 연속으로 올랐다. 당시 전세가 상승 행진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폭락하면서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남권 재건축 이주 수요가 겹치며 전셋값 상승은 1년 이상 이어졌다.

지난해 가을부터 다시 시작된 이번 전셋값 상승은 전세 매물의 만성적 부족 탓에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새 기록 수립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주 아파트 전셋값도 서울은 0.23%로 크게 올랐다. 신도시와 수도권 역시 0.09%씩 상승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가을 이사철이 끝나는 다음달부터 오름폭이 다소 둔화할 가능성은 있으나 전세가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진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매물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전세가 상승 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로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집주인들이 속속 늘어나는데다 정부도 당장 전세 매물을 늘릴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정서도 바뀌지 않고 있어 단기간에 전세난을 해결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전세가 상승 곡선이 언제 방향을 바꿀지 변곡점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로 집을 살 능력이 있지만 전세로 머무는 수요가 상당하고,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으며, 대출이 적은 ‘깨끗한’ 전세가 귀한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다만 최근 몇 년간 홀수 해에 전세가가 많이 오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내년에 시장 안정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전세는 주로 2년 단위 계약이기 때문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