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상·연봉 높은데 존경 못 받는 한국 교사들
입력 2013-10-06 17:5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할 때 한국에서 교사의 위상과 연봉은 높은 반면 교사에 대한 학생의 존경심은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글로벌 교육기관인 바르키 GEMS 재단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교사 위상 지수’는 100점 만점에 62점으로 중국 그리스 터키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이 보고서는 OECD 주요 21개 회원국에서 직업 연령 학력 등에 따라 뽑은 2만1000명을 조사해 만든 것이다.
교사 평균 연봉은 한국이 4만3874달러로 싱가포르(4만5755달러) 미국(4만4917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지난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를 마친 원·달러 환율이 1070.3원임을 감안하면 한국 교사의 평균 연봉은 싱가포르보다 200만원가량, 미국보다 110만원 정도 적은 수준이다. 한국보다 경쟁력이 훨씬 뛰어난 나라들보다 결코 적게 받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런 수준을 반영하듯 전체 응답자 중 95%는 교사들이 현재 연봉보다 많이 받아야 한다고 대답했으나 한국 일본 프랑스 미국은 현재 보수가 합리적인 수준 이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한다’는 응답률은 한국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 교육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나 교사의 학업 수행에 대한 신뢰도 모두 최하위권인 19위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교사가 되도록 권유하겠다’는 반응은 한국이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교육 여건이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교사의 위상과 연봉을 고려한 반응으로 분석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교사들은 이런 보고서가 나온 이유를 곰곰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시도 때도 없이 개·재편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교육시스템의 문제는 교사들의 책임 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교사의 학업 수행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 수준이거나 학생이 교사를 존경하지 않는 풍토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 두 분야의 책임은 전적으로 교사들이 져야 마땅하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부모보다는 교사가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중·고교 시절에 잘못 형성된 인식은 성인이 된 뒤에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일선 학교에서는 집단 따돌림, 학교 폭력, 청소년층의 높은 자살률, 담임 기피, 일방적인 이념 교육, 일부 교사들의 정치활동, 대입 압박감, 공교육 붕괴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정말로 교사가 달라져야 한다. 학생들을 사랑하고, 친구처럼 소통하고, 적성에 맞는 진로 상담을 해주고,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는 교사로 거듭나야 한다. 진정한 교권(敎權) 회복은 교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