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작가들이 되살려낸 ‘공간의 추억’
입력 2013-10-06 17:04
누구나 특정 공간에 얽힌 추억이 있을 것이다. 사랑의 순간이든 아픈 기억이든. 서울 대학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이 11월 24일까지 여는 주제기획전 ‘감각의 구축’은 건축을 소재로 한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건축을 통해 공간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천대광(43) 작가와 건축 및 도시환경에 관심이 많은 슬로베니아 작가 토비아스 푸트리(41)가 출품했다.
현대미술에서 건축적 형태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보여주는 전시로 관람객들이 건축물이 지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천대광 작가는 1층 전시장에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는 작품을 설치했다. 목조 건축물로 올라가는 계단, 복도 통로에 걸려 있는 그림들,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낡은 방 등은 작가가 판잣집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자랐던 공간을 재현한 것이다.
토비아스 작가는 2층 전시장에 유년시절 강한 인상으로 남은 슬로베니아의 ‘혁명광장’을 재현해냈다. 같은 장소를 지날 때마다 맡았던 빵 굽는 냄새도 되살렸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도 들려준다.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각을 건축 양식으로 구축한 작품들이다. 옛 추억이 그립다면 마음을 열고 관람할 만하다(02-760-4604).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