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17년 전 악몽 설욕’ 류현진 어깨에 달렸다

입력 2013-10-05 04:27

다저스가 17년 전 가을에 당한 ‘3연패 악몽’을 깨기 위한 대장정에 돌입했다.

1996년 당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DS·5전3승제)에서 애틀란타에 참패 수모를 당했다. 에이스였던 라몬 마르티네스(15승6패)와 이스마엘 발데스(15승7패)를 내세우고도 홈 1,2차전에서 패했다. 3차전에서도 선발 노모 히데오의 난조로 무릎을 꿇고 허무하게 탈락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 딴판이다. 첫 승을 거둔 돈 매팅리 감독은 “기분 좋다(Feels good)”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예전의 다저스가 아냐=양 팀의 1∼3선발 마운드만 놓고 비교한다면 그 때와는 정반대의 전력이다. 당시 마르티네스-발데스-노모로 이어진 다저스의 선발진도 막강했지만 애틀랜타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존 스몰츠-그렉 매덕스-톰 글래빈과 비교하면 약과였다.

이젠 흘러간 얘기다. 디비전시리즈에 나설 애틀랜타의 ‘원투 펀치’인 크리스 메들렌(15승11패)과 마이크 마이너(13승9패)는 다저스에 비해 무게감이 훨씬 떨어진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최강의 ‘원투 펀치’로 통하는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가 1,2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이어 3차전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이 선발로 나온다. 매팅리 감독은 3선발에 대해 뜸을 들이다 3일에서야 류현진으로 확정했다.

3차전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류현진이 3차전에서 호투를 펼친다면 다저스가 3연승을 거두며 17년 전의 패배를 되갚게 된다.

예상대로 다저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터너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승제) 1차전 방문경기에서 에이스 커쇼의 역투와 애드리안 곤살레스의 홈런포 등을 앞세워 애틀랜타를 6대 1로 완파했다. 반면 애틀랜타는 올 시즌 15승(12패)을 거둔 메들렌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4이닝 동안 5실점으로 무너지고 타선은 5안타로 침묵해 맥없이 주저앉았다.

◇류현진의 어깨에 달렸다=4년 만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올라 1988년 이후 25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 다저스는 5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다저스는 그레인키, 애틀랜타는 마이너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3차전. 한국인 빅리거로는 처음으로 미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선발로 등판하는 류현진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애틀랜타와의 3차전은 현지시간 6일 오후 5시(한국시간 7일 오전 9시)에 열린다. 야간 경기다.

맞상대할 훌리오 테헤란(22)은 류현진과 동일한 승패인 14승 8패에 평균자책점은 류현진보다 조금 높은 3.20을 기록했다. 올 시즌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올린 류현진은 올해 30차례 선발 등판 중 대부분인 22차례 경기를 밤에 치렀다. 야간 경기 성적은 11승5패, 평균자책점 2.67로 8차례 낮 경기 성적(3승3패, 평균자책점 4.02)보다 좋다. 여기에 홈에서 7승4패, 평균자책점 2.32로 강한 면모까지 더해지면 애틀랜타 타선이 류현진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피츠버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추신수의 신시내티를 꺾었지만 디비전시리즈 첫 판에서 세인트루이스에게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채 9대 1로 무릎 꿇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