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급 빌라만 털어 호화생활

입력 2013-10-04 18:18

삼엄한 경비를 자랑하는 서울 청담동·서초동 고급 빌라촌에서 7억여원의 금품을 훔친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권 일대 고급 빌라와 아파트만을 골라 창문으로 침입, 금품을 훔친 혐의(상습사기)로 권모(37)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8월까지 19차례에 걸쳐 7억5000여만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고급 빌라는 방문 세대를 확인한 뒤 출입을 허용하며, 건물 외부에는 CCTV가 설치돼 있다. 때문에 이들은 주로 담을 넘어 빌라 단지 안으로 들어갔다. ‘스파이더맨’처럼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가스 배관을 타고 올라가 베란다 창문의 잠금장치를 부수고 집 안으로 침입했다. 경보음이 울리기도 했지만 경비업체 직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 범행을 마치고 도주할 때는 인근 주택의 담을 두세 차례 넘어 침입할 때와 다른 길로 빠져나갔다.

피해를 입은 고급 빌라 가구에는 거액의 수표와 현금을 보관하다 피해를 입은 곳도 있었다. 이들은 청담동 한 빌라의 유모(74)씨 집에서 수표 1억5000만원과 현금 등 2억8700만원을 훔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값비싼 귀금속뿐 아니라 몇 대에 걸쳐 내려오는 집안 보물이나 귀금속이 있다고 신고한 이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권씨 일당은 훔친 돈으로 BMW 외제차를 끌고, 서울 여의도와 마포 일대 월 200만원의 고급 오피스텔에 거주했다. 이들 집에서는 고급 골프채와 스노보드 세트 등이 발견됐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