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0조 돌파… 하루 1098억씩 벌어
입력 2013-10-04 18:03 수정 2013-10-04 22:43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며 성장 모멘텀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5일 시장에 과시했다.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세계 유수의 기업 중 극히 일부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4분기 실적도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의 고공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분기 매출 60조원 돌파, 연간 영업이익 30조원 달성 등 다른 대기록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하루에 1098억원 이익=삼성전자의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은 기준을 바꿔 계산해보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영업이익 10조1000억원을 하루 단위로 나눠 계산하면 매일 1097억8000만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3분기 매출 59조원도 하루 평균 매출로 따지면 6413억원에 달한다.
10조원은 우리나라 올해 전체 예산 342조원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이고 올해 서울시 예산인 23조5000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고가 정책으로 일관해온 애플을 추격할 정도로 높아졌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삼성전자의 전략이 수익성 측면에서도 애플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7.1%로 처음 17%대를 넘어섰다. 올 4∼6월 애플의 이익률은 26.05%였다. 하지만 애플의 이익률은 하락하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삼성전자가 이익률에서 애플과의 격차를 좁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실적은 스마트폰을 앞세운 IT·모바일(IM) 부문이 주도한 것으로 예상된다. IM부문은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삼성전자 실적의 핵심이다.
1억대 판매를 목표로 했던 갤럭시S4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는 점도 실적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D램 수요 급증과 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 화재로 인한 D램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부품(DS) 부문 상황이 좋아진 것도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TV도 경쟁 과열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에도 선전한 것으로 관측된다.
◇4분기에도 고공행진 예상=4분기에 삼성전자의 실적은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9월 출시된 갤럭시 노트3와 갤럭시 기어가 4분기에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다. 계절적으로 연말은 성탄절 등과 맞물려 스마트폰이 많이 팔리는 때다. 갤럭시 노트1과 2는 각각 2000만대에 조금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4 판매량을 유지하면서 갤럭시 노트3가 전작 이상 팔린다면 삼성전자 실적에 엔진이 될 수 있다. 갤럭시 시리즈의 연이은 성공은 스마트폰 성장 모멘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부수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의 경우 하이닉스 공장 화재 사고로 인한 반사이익이 4분기에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D램 공급 부족 탓에 연말까지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연말 성수기 수요 덕분에 TV와 가전제품도 판매량이 늘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예상대로라면 삼성전자는 2년 연속 매출 200조원 돌파와 함께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0조원을 돌파할 게 확실시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