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춘천병원서 흉기 난동… 1명 숨져
입력 2013-10-04 17:52 수정 2013-10-04 22:46
국군춘천병원 생활관에서 병사가 흉기를 휘둘러 선임병을 살해하고, 난동을 부리다 장교가 쏜 총탄에 맞아 중상을 입는 사건이 일어났다.
4일 오전 3시50분쯤 강원도 춘천 신동 국군춘천병원 생활관에서 오모(21) 일병이 불침번 근무 중이던 선임병 권모(22) 일병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오 일병은 이후 손도끼를 휘두르며 20여분간 난동을 부렸고, 이 과정에서 동료 병사 2명이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 당직사령은 통제가 어려워지자 부대 지휘통제실에 있던 M-16 소총으로 오 일병을 쏴 제압했다. 군 관계자는 “오 일병이 흉기를 버리지 않고 계속 난동을 부리는 급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직 사령이 총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오 일병은 총에 왼쪽 어깨 부분을 맞고 춘천 한림대 성심병원으로 옮겨져 폐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현재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오 일병의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이 낮 12시쯤 오 일병을 찾아와 30분 정도 면회를 하고 갔다”고 전했다.
군 헌병대는 오 일병이 부대에서 구할 수 없는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미뤄 계획적인 범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재 부대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와 오 일병이 흉기 난동을 벌인 이유 등을 조사 중이다. 평소 선임병들의 괴롭힘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계획적 살인 여부는 초기조사 단계라서 단정하기 어렵다”며 “확인된 것은 가해병사가 지난 3일 저녁 부대로 복귀한 뒤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일을 벌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부대 내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기강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25일에는 전남 장흥의 군부대에서 김모(22) 일병이 선임병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총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지난 3월 17일에도 강원도 철원의 군부대에서 김모(21) 일병이 경계근무 중 총상을 입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춘천=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