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호 목사 “감독회장 당선에 8억 요구 받았다” 주장 파문
입력 2013-10-04 14:59 수정 2013-10-04 16:34
강문호 목사는 지난 3일 기독교 인터넷매체 ‘당당뉴스’에 기고문을 실어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에서 자신에게 제안됐던 내용을 설명했다.
강 목사는 기고문에서 “감독회장 자리는 돈 주고 사는 자리가 아니지만 돈 없으면 되지 않는 선거”라고 규정한 뒤 “현재의 선거법은 아무리 개정 보완하도 금권선거법”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선거를 치르며 매일 일기를 썼는데 그 분량이 238페이지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회장 선거 당시 자신이 금품을 요구 받은 세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강목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200명을 확실하게 관리하고 있다던 A목사가 자신을 찾아와 1억3600만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장로는 식사비와 활동비 예비비가 포함된 ‘선거 계획서’를 내놓으며 8억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강 목사는 친필로 작성된 문서를 보관하고 있으며, 추후 귀국하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20년간 10번의 선거를 치렀고 130명의 회원을 가졌다는 ‘XX 조직’이 자신과 함께 일하는 조건으로 6000만원을 요구했다고 강 목사는 주장했다.
강 목사는 “저의 발언이 이렇게 파문을 일으킬지 몰랐다. 루터가 95개 조항을 써 붙인 청동문을 붙들고 기도한 적이 있는데 내가 그렇게 될 줄 몰랐다”며 “감리교 내부 문제를 외부로 공개한 장본인이라는 말을 듣게 됐는데, 정말 본의 아니게 감리교에 피해를 주었다면 죄송하다”고 적었다.
또 기고문에서 강 목사는 전용재 감독회장에게 “지면 지는 것이고 이겨도 지는 것”이라며 사회법정에 제출한 가처분 신청을 당장 취하하라고 제안했다. 현재 해외 선교지에 있다는 강 목사는 귀국하는대로 관련자료를 언론에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최효석 무지개언약교회 목사는 같은날 본보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강 목사의 금품선거 의혹은 감리교 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를 충격에 휩싸이게 만들었다”며 “감리교회를 정화시키고자 한다는 그의 행동은 한편으론 인정할만해 보이지만 제한된 증거를 갖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듯해서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이같은 폭로의 근거가 한 개인의 제한된 경험에 따른 특수 상황이었다면 전체 감리교회는 그의 발언으로 일거에 지저분한 집단으로 억울하게 매도당한 셈”이라며 “일부 그룹과 인사들이 선거를 돕겠다며 금품을 요구하는 선거 브로커 노릇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지만 모든 감리교 목사나 장로들이 그렇게 뻔뻔하고 비양심적인 것처럼 발언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강 목사의 주장은 자신의 특수한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추론한 논리의 비약”이라고 지적한 뒤, 최 목사는 “돈을 요구했다는 사람들과 돈을 받았다는 사람을 증인으로 내세우지만 그 많은 돈을 불법적으로 동원했다는 혐의는 어디에서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감리교회의 수장이 되겠다고 두 번씩이나 출마했던 분으로서 그의 발언은 감리교회 전체를 고려하지 않은 지극히 가벼운 처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강 목사의 주장이 전혀 과장 없는 사실이라도 그는 더 신중했어야 했다”고 강 목사의 행동을 평가했다. 이어 “강 목사가 인터넷뉴스매체를 통해 일부 공개한 내용은 이전보다는 진전된 것이지만 논란과 의혹을 불식시키에는 많이 부족하다”며 “특히 의혹의 당사자들을 익명으로 공개함으로써 또다시 분분한 억측을 낳을까 우려된다”고 적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