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학교건물 64% “지진 무방비”

입력 2013-10-03 22:46

경기도 학교 건물 64%에 내진 설계가 돼 있지 않아 지진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청의 자체예산만으로는 내진 보강공사가 어려워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2011년 3월 일본 대지진 직후 도내 2187개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전체 시설물 8032동 가운데 규모 6.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 대상 건물(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1000㎡이상) 3607동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내진 설계가 된 시설물은 36.1%인 1299동에 불과했다. 학교급별 내진설계 비율은 초교가 29.6%, 중학교 39.6%, 고교 41.3%, 특수학교 37.5%였다.

도교육청은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건물에 대한 내진 보강공사 비용이 총 7540억원에 달해 자체적으로 단기간에 모든 학교건물에 대한 보강공사를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따라서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보강공사가 가장 시급한 200개 학교를 선정, 우선 공사를 하기로 했다. 200개 중 30개는 2016년까지, 나머지는 2016년 이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6개 학교에 대한 내진 보강공사를 진행했으나 올해는 재정난 등을 이유로 단 한 곳도 공사를 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8개 학교에 대한 보강공사를 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 편성을 추진 중이나 역시 예산 부족으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2000년 이후 신설학교는 대부분 내진설계가 됐지만 많은 학교 건물이 지진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 사실”이라며 “도교육청 자체 예산만으로 내진 보강공사를 모두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수원=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