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공사 5곳에서 이틀째 강행

입력 2013-10-03 18:33

밀양송전탑 공사 재개 이틀째를 맞은 3일 한전은 단장면 고례리와 부북면 위양리 등 5곳에서 작업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자재 야적장에 진입하려던 고교생이 포함된 시위대가 경찰에 연행되는가하면 단식 농성하던 주민이 탈진해 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다.

한전은 직원 175명과 시공사 직원 61명 등 총 236여 명의 인력을 동원, 경찰의 엄중한 경비 속에 밀양지역 총 52기의 송전탑 건설현장 중 84번, 89번, 126번, 109번 및 95번 송전탑에서 공사를 진행했다. 한전은 밤새 헬기로 포크레인과 공사자재를 운송했다.

공사를 반대하는 환경단체 회원들이 철제 펜스를 뚫고 공사자재 야적장에 침입하다 9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에 연행된 9명 중에는 충남 홍성의 한 고등학생도 포함됐다. 나머지 사람들은 서울, 부산, 경주, 대구, 서울, 홍성 등지에서 온 환경단체, 이주민센터, 에너지정의행동 회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며 부북면 위양리 126번 송전탑 현장 인근에서 단식 농성하던 주민 가운데 한 명은 탈진상태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공사 예정지 가운데 한 곳인 위양리에서는 주민 20여명이 추석 전에 미리 설치해둔 33㎡ 남짓한 크기의 움막을 지켰다. 움막을 받치는 철 구조물에는 경찰 연행을 저지하기 위해 몸을 묶을 쇠사슬 11개를 걸어두고 1.5∼2m 깊이의 구덩이를 파 둔 상태다.

움막 안 손희경(78) 할머니는 “오늘 126번 현장에서는 주민들이 쓰는 텐트를 빼앗고, 추운데 경찰이 불도 못 피우게 했다”고 말했다.

밀양=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