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하대성 그림같은 선제골 “광저우 나와”… ACL 결승진출

입력 2013-10-03 18:27 수정 2013-10-03 18:29

절로 탄성이 터질 만큼 아름다운 칩슛이었다. 전반 37분. FC서울의 ‘캡틴’ 하대성은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정면으로 흘러나온 공을 잡았다. 달려드는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왼발로 살짝 감아 찼다.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골문 왼쪽 상단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자디 스타디움은 침묵에 빠졌다.

3일(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FC서울과 에스테그랄(이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서울은 2대 2 무승부를 기록해 1, 2차전 합계 4대 2로 결승에 진출했다. 서울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건 처음이다.

서울이 결승에 오르면서 K리그는 이 대회에 유일하게 5년 연속 결승 진출 클럽을 배출한 리그가 됐다. 2009년 포항(우승)을 시작으로 2010년 성남(우승), 2011년 전북(준우승), 2012년 울산(우승)까지 K리그 클럽은 4년 연속 결승에 올랐었다.

벼랑 끝에 몰린 에스테그랄은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5분과 후반 30분 잇따라 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위기의 서울을 구한 선수는 공격수 출신의 차두리였다. 차두리는 후반 33분 과감하게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 돌파에 나섰고, 상대 수비수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김진규는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기 후 “행운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나 된 팀의 실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서울은 결승에 선착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오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 1차전을 치른다. 이번 시즌부터 결승전이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바뀌어 2차전은 다음달 9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