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집행 사명감 진작 위해 제복 교체 검토하는 경찰

입력 2013-10-03 18:20 수정 2013-10-03 22:35

경찰청이 장기적으로 경찰 제복 교체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연세대가 경찰청의 연구 용역을 받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경찰들은 근무복의 기능보다 외형에서 드러나는 전문성과 상징성에 민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복에 대한 인식과 만족도는 업무 수행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한 일선서 경무과에 근무하는 A경사는 당직근무 때 꼭 근무복을 챙겨 입는다. 평소에 사복을 입다 근무복을 입고 가슴에 흉장까지 달고 나면 근무 태도부터 달리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A경사는 3일 “근무복을 갖춰 입으면 국가공무원인 경찰로서의 소속감과 사명감을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연세대 연구팀이 전국 경찰공무원 113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경찰 근무복이 업무태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경찰은 ‘신분’을 확실하게 드러낼 수 있고, 경찰의 전문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근무복을 선호했다. 경찰청은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찰 복장 개선 방향을 연구하고 있다.

조사팀은 ‘경찰복을 착용하면 민원인들의 요구를 더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경찰다운 이미지를 준다’ 등의 설문 항목에 대한 답변을 분석해 경찰관들이 선호하는 경찰복 모델을 제시했다. 일선 경찰관들은 경찰의 전문성과 상징성이 드러나는 근무복을 지지했다. ‘활동하기 편해야 한다’거나 ‘기후에 적합해야 한다’ 등 근무복의 기능적 측면은 상대적으로 중시하지 않았다. 조사를 주도한 강우영 연구원은 “경찰을 상징하고 전문성을 드러내는 복장이 경찰들의 자긍심에 영향을 끼쳐 직무 수행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 제복은 정복, 근무복, 기동복, 점퍼, 파카, 외투, 임부복 등 7가지로 구분된다. 평상근무 시 착용하는 근무복은 일반경찰의 경우 연한 회색 상의, 교통경찰은 연한 아이보리색 상의로 2006년 개선됐다. 경찰은 복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복장을 통한 사기진작 방안을 고심해 왔다. 지난해 11월에는 근무복 어깨에 무궁화 모양 계급장 대신 참수리 모양 경찰장을 달기로 했다가 지난 7월 다시 계급장 부착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복의 상징성 등이 법 집행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민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조직 내 사기도 진작할 수 있도록 경찰복 개선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