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원전서 또 오염수 누출
입력 2013-10-03 17:57 수정 2013-10-03 22:37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또 누출됐다. 지난 8월 고농도 오염수가 유출된 저장탱크가 아닌 또 다른 저장탱크에서다.
교도통신은 3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B남(南)’ 저장탱크 1곳의 상부에서 오염수가 누출됐으며 바다로 일부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저장탱크는 원전 부지의 바다 쪽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도쿄전력은 2일 오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통신에 따르면 약 430ℓ의 오염수가 저장탱크 옆 점검용 발판을 타고 탱크를 에워싸고 있는 차단벽 밖으로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에는 스트론튬90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이 ℓ당 58만 베크렐(㏃)의 고농도로 포함돼 있다. 도쿄전력은 점검용 발판에선 ℓ당 1만5000㏃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문제의 탱크가 기울어져 있는 상태에서 오염수를 가득 담는 바람에 탱크 상부에서 누출이 생긴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탱크의 점검용 발판은 항만 밖으로 이어지는 배수구와 연결돼 있어 바다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스트론튬90을 바다로 방출할 때 법정 기준치가 ℓ당 30㏃임을 감안할 때 무려 1만9000배 이상의 고농도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갔을 수 있다.
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오염수가 원전 0.3㎢의 항만 내에서 완전 차단되고 있다”고 한 말을 뒤엎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8월 300t의 오염수가 대량 유출된 것도 모자라 또다시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관리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