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상어와 필리핀 바다청년의 진한 우정… KBS1 ‘KBS 파노라마’

입력 2013-10-03 17:36


KBS 파노라마(KBS1·4일 밤 10시)

필리핀 오슬롭의 작은 마을 타나완엔 바다청년 준준(28)이 있다. 평범한 어부였던 그의 삶은 고기잡이 길에 우연히 고래상어를 만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자신의 배를 쫓아오며 친근함을 표했던 고래상어를 잊지 못한 그는 다이빙 가이드 일을 시작했다.

준준의 마을도 완전히 달라졌다.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기념품 가게 수십 곳이 들어섰고 고래상어 관광을 안내하는 ‘보트맨’도 생겼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편치 않다. 돈벌이로 전락한 고래상어를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 고래상어는 보트와 스크루에 다치기 일쑤였고 마을 사람들이 고래상어로 벌어들인 돈을 투계(鬪鷄)로 끌어가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몸길이 12m 이상, 무게는 최대 20t으로 현존 어류 중 가장 큰 고래상어는 거대한 크기와는 달리 바다 속 플랑크톤을 먹고 살며 온순하게 생활한다. 50∼100년 내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 있는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돼 스쿠버다이버 사이에선 ‘꿈의 존재’로 불리기도 한다. 회유성 어종인 고래상어가 왜 이곳에 머무르게 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고래상어 전문 연구원들이 하나 둘 타나완 마을에 모여 연구를 시작한다. 고래상어의 이동경로와 활동패턴 등을 추적하면서 미지의 세계였던 고래상어의 생태를 밝혀간다. 그들은 앞으로 진전될 연구를 생각하면 고래상어 떼가 반갑지만, 한편으론 그들의 성장과 번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걱정을 털어놓는다. 이 프로그램은 바다청년 준준과 고래상어의 진한 우정, 고래상어를 지키기 위한 연구원들의 열정을 아름다운 바다 속 풍경과 함께 담았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